(소설) The Zark, 인류 최후의 세대
The Zark, 인류 최후의 세대
1
흰 옥좌에 앉은 채 예수는 분노의 잔과 멸망의 저울을 바라보고 있었다. 분노의 잔에서는 분노의 포도주가 넘쳐흐르고 있었고 천칭을 닮은 생존의 저울은 인류의 파멸로 기울어진 상태였다. 예수의 인내는 어느 정도일까 인간계 사람들은 시험을 하는 듯 했다. 신성모독도 낙태도 배아줄기세포도 간음도 강도도 강간도 이외의 악취까지도. 어떻게 해야 할까, 벌을 줘야 할까, 예수의 고민은 커져만 갔다.
그런 아들을 지켜보는 성모 마리아 역시 답답함을 느꼈다. 그래서인지 더더욱 성모상과 발현을 통해 인간계 사람들에게 경고를 하려고 했다, 파티마와 르완다에서처럼. 메시지들의 공통점은 ‘회개하라! 회개하라! 회개하라!’였다. 천상군단의 사령관이자 대천사 미카엘과 가브리엘을 움직일 수 있는 막강한 권한을 가진 여인, 레지오 마리애란 가톨릭 민병대의 총사령관도 겸하고 있는 불멸의 여인, 사탄(뱀)을 발로 짓이기고 있는 거룩한 여인, 바로 그런 성모 마리아였다. 예수는 다른 사람의 청이라면 몰라도 어머니 마리아의 청이라면 항상 들어 주는 효자였다. 하긴, 가나에서 있었던 혼인잔치 때부터 완전히 꼬인 것이지만. 물을 포도주로 바꿔달라는 성모 마리아의 청을 끝내는 거절할 수 없었다. 아직은 자신의 때가 아니라며 거절을 하려고 했지만 끝내는 어머니에게 순종을 하고야 만 것이다.
“아들아, 좀 더 참으렴. 인간계에는 여전히 착한 사람들도 많이 있어요. 벌을 주다가는 착한 사람들까지 해를 입지 않겠니?”
성모 마리아가 예수 근처에서, 서 있는 채 부드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압니다, 어머니. 인간계에는 여전히 착한 사람들도 많이 있다는 것을. 그들을 생각해서라도 이번에도 참겠습니다.”
예수가 오른편으로 고개를 돌려 성모 마리아를 쳐다보며 대답했다. 성모 마리아는 소돔과 고모라를 걱정하며 성부에게 착한 사람 수를 거론하며 멸망시키지 말아달라고 청했던 아브라함의 역할도 하고 있었다. 아브라함 때 소돔과 고모라는 의인 50명은 고사하고 10명도 없어 멸망을 하고야 말았다.
이런 대화가 오고갈 때 막달레나 마리아는 표지가 붉은 책을 손에 들고 지저스궁전으로 향하고 있었다. 소서리스처럼 텔레포트를 하면 빛보다 더 빠른 속도로 간단하게 도착을 할 수 있었건만 막달레나 마리아는 걷는 것을 좋아했다. 지저스궁전은 원형 돔처럼 생겼으며 12 대문이 있는데 각각 다른 보석으로 장식이 되어 있었다. 지저스궁전은 태양보다 더 밝았다. 지저스궁전을 이루고 있는 돌 하나하나는 사람들의 예수에 대한 믿음이었다. 예수의 옥좌가 있는 방에는 출입문서부터 시작되는 붉은색 카펫이 예수의 옥좌 앞까지 깔려져 있었다. 예수는 막달레나 마리아가 책을 손에 들고 온다는 사실을 그의 능력을 통해 미리 알고 있었다. 물론 예수는 그 책의 제목도 벌써 알고 있었다. 다름 아닌 다빈치 코드였다. 막달레나 마리아는 인간계에 이런 베스트셀러도 있다며 흥분을 하고 있었다.
지저스궁전으로 들어선 막달레나 마리아는 생각했다. 예수를 사모는 했지만 예수의 신성에 막혀 감히 자신의 남자로 할 수 없었다는 사실을. 자기 같은 미천한 여자가 어떻게 무한대로 높은 이인 예수를 넘볼 수 있었으리. 전지전능한 성부의 아들인 예수를 취할 수 있었으리. 다빈치 코드는 그저 예수와 자기의 사이를 오해하게 만드는 책이라는 사실을. 아무리 허구라지만 그런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었다는 사실에 막달레나 마리아는 걱정이 되기도 했다. 어른이면 몰라도 어린이들 청소년들의 생각에 잘못된 내용이 자리 잡히지나 않을까 해서였다.
예수는 인간계의 시간으로 1976년 전에 봤던 그 모습이 아니었다. 그때(이스라엘에서 있었을 때)는 평범한 얼굴이었는데 지금은 태초에 있던 그대로의 모습이었다. 엄청 잘생기고 키도 크고 능력은 성부(야훼) 못지않은 남자. 그 어떤 여자가 그런 남자를 마다할 수 있으리오. 태고 적에 성부가 예수에게 대권을 넘기려고 하자 시기하며 성부에게 반란을 일으킨 루시펠 못지않은 외모를 하고 있는 예수. 막달레나 마리아는 그런 예수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다. 인간계 사람들이 알면 이번에는 관음증 환자라고 몰아붙이려고 하겠지만.
반란이 나와서 얘기하건대, 그 당시는 대천사 미카엘이 그의 부하 천사들을 이끌고 루시펠과 그의 7군단에 맞서 치열하게 싸웠다. 전쟁은 사흘밤낮이 지나서야 겨우 끝났다. 미카엘로부터 “네가 하느님과 같다는 말이냐”란 말을 들은 루시펠. 7백만의 천사가 루시펠에게 현혹되어 성부에게 반기를 든 죄로 지옥의 시민이 되었다. 사악하게 외모가 바뀐 상태로. 천계의 2인자이자 피조물 중 가장 아름다웠던 루시펠은 천계에서 쫓겨나 무저갱 속에 갇혔으며 루시펠이 차지했던 자리는 먼 훗날 성모 마리아가 차지하게 되었다.
오늘따라 예수의 옥좌 앞에서 좌우로 6명씩 있던 12제자는 보이지 않고 성모 마리아와 시중을 드는 네 명의 천사들이 보였다. 베드로는 천국의 열쇠를 가지고 천국 문을 지키느라 바빠서 그렇다 쳐도 다른 제자들은 도대체가. 하긴 성부 앞쪽에서 좌우로 12명씩 나란히 있던 24 원로는 할 일이 없어져 쉬고 있지만은.
“다빈치 코드로 인해 갈팡질팡 하는 사람들을 생각하며 묻건대 당신에게 저는 어떤 존재였죠?”
막달레나 마리아가 예수 앞으로 다가가 서있는 채로 예수의 눈을 쳐다보며 예수에게 물었다. 막달레나 마리아는 23세 정도 되는 몸을 선택한 상태였다. 예수 나라에서는 얼마든지 나이별 몸을 선택할 수가 있었다. 아기가 되고 싶으면 아기가 될 수 있었고 할아버지가 되고 싶으면 할아버지가 될 수 있었다. 그렇지만 천계 사람들은 마구 자신의 모습을 바꾸지 않았다. 그 이유는 나도 모른다.
“12제자만큼이나 중요했던 사람이지. 내가 비밀이 많은 존재이기에 인간계에서는 벼리별 추측을 하지만. 알다시피 나는 여자를 성적(性的)으로 사랑해 본 적이 없다. 고자는 아니었지만. 그것은 아버지의 뜻이기도 했다. 결국 소설은 소설일 뿐이다. 영화도 마찬가지이다.”
예수가 옥좌에서 일어서서 다빈치 코드가 팔리는 것을 내려다보며 막달레나 마리아에게 말했다. 예수는 바닥을 투시해 인간계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물론 서점까지 투시를 했는데 걸어 다니는 첩보위성이 따로 없었다. 예수가 내려다본 서점에서도 베스트셀러 1위가 다빈치 코드였다.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잘 팔려 나가고 있었다. 예수는 생각했다, 막달레나 마리아에게 소설은 소설일 뿐이라고 영화는 영화일 뿐이라고 말했지만 다빈치 코드를 남긴 자를 죄 없다고는 하지 않겠다는 것을.
“잘 하면 동성연애자였다고도 몰아붙이겠군요. 요한을 특별히 사랑한 것은 어린 요한과의 동성애 때문이었다고.”
막달레나 마리아가 예수에게 약간 도발적으로 말했다. 요한은 요한의 묵시록(신교에서는 요한계시록이라고 한다)을 남긴 사람이다. 요한의 묵시록에는 소련의 해체와 666의 출현, 미국의 몰락 등이 담겨 있다. 격암유록을 남긴 자가 베낀 부분도 있다. 남사고가 격암유록을 남겼다고 하는데 남사고는 그런 예언서를 남긴 적이 없다. 천문, 풍수 등에 밝은 남사고가 하도 유명해 후세의 사람이 남사고의 이름을 악용했을 뿐이다.
“그럴지도 모르지. 하지만 나는 동성애자도 아니었다. 다 빈치가 그렇게 그린 것은 다 빈치 자신이 동성애에 대한 마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예수가 담담하게 대답했다.
성모 마리아는 서 있는 채로 막달레나 마리아를 지켜보고 있었다. 그러다 성모 마리아가 막달레나 마리아에게 입을 열었다.
“딸아, 너는 아우구스티누스만큼이나 대단한 사람이다. 아들의 부활을 목격한 첫 번째 사람이기도 하다. 아우구스티누스는 그의 달란트로 사도 바오로 다음 가는 큰 준봉을 이루었다. 너는 여자 중에서 나 다음 가는 큰 축복을 이루었지 않느냐?”
막달레나 마리아는 고개를 약간 숙이며 웃음을 보였다. 잠시 침묵을 하던 막달레나 마리아는 고개를 들어 화제를 다른 쪽으로 돌렸다.
“... 음... 저 오기 전에 무슨 얘기를 하고 계셨죠?”
예수는 잠시 생각에 잠기다 “인간계에 대해 얘기를 했다. 인간계는 너무 타락하여 어찌할 수 없는 지경이다”라고 대답했다.
“그건 저도 알아요. 낙태당한 수많은 태아들의 통곡소리가 여전히 울려 퍼지고 있고요. 태아를 죽이는 것으로도 모자라 이제는 배아까지 죽이려고 하고 있지요. 신성모독도 간음도 넘쳐흐르지요.”
막달레나 마리아는 굳은 표정이 되었다. 파티마에서 루시아, 히야친다, 프란치스코가 봤던 지옥의 궤가 눈에 들어왔다.
“그렇다. 더군다나 인간계는 내가 알파와 오메가라는 사실도 외면을 하려고 한다. 다빈치 코드는 알지만 알파벳에 숨겨진 비밀은 모른다.”
“알파벳에 무슨 비밀이라도 있나요?”
막달레나 마리아가 매우 궁금하다는 듯 예수에게 물었다. 예수는 지구의 모든 나라를 거대한 홀로그램으로 보여주며 특히 지중해 나라들을 주시하며 주저 없이 대답을 하기 시작했다.
“물론 있다. A는 아담을 뜻하고 Z는 인류의 마지막 세대를 뜻한다. 그리하여 나는 알파와 오메가, 더 나아가 에이와 제트이다. 처음과 마지막이라는 뜻이다.”
“그렇다면 인간계는 멸망할 수밖에 없나요?”
막달레나 마리아는 인간계 사람들이 걱정되었다.
“그렇다. 그러나 그날과 그 시각은 아버지만이 아신다. 그 날이 오면 나는 어머니와 함께 천상군단을 이끌고 친히 인간계로 내려 갈 것이다. 그리하여 심판을 하고 선한 사람은 천국으로 악한 사람은 영원히 벌 받는 곳으로 보낼 것이다. 그것에 앞서 인간계는 이스라엘의 개종과 큰 전쟁을 겪게 될 것이다. 큰 전쟁을 일으킬 자는 서아시아에서 태어났다. 악인들의 소망으로 인해 사탄의 힘이 세상을 집어삼킬 것이다. 그렇게 될 것이다. 이제 더 알고 싶으면 나보다는 예언을 주관하는 천사에게 가서 묻는 편이 좋겠구나. 그리고 막달레나 마리아, 다음부터 올 때는 걸어서 오지 말고 텔레포트를 하여 와라. 텔레포트는 소서리스나 리니지 캐릭터의 전유물이 아니다. 너는 이미 텔레포트를 쓸 수 있는 레벨이 되었다.”
예수는 다시 옥좌에 앉았고, 이 말을 들은 막달레나 마리아는 집으로 향했다.
텔레포트는 무슨 얼어 죽을 텔레포트. 걸어야 운동이 되지. 지저스 궁전을 나온 막달레나 마리아는 손에 들고 있던 다빈치 코드란 책을 인간계로 던져 버렸다. 두 권이었는데 던져버린 책은 아틀란티스가 침몰한 지점에 정확하게 떨어졌다. 바다였다. 그리고 다시 집으로 가던 도중, 안중근과 이웅평이 대화를 하는 모습을 봤다. 물론 다른 사람도 천사도 많았다. 안중근은 이토오 히루부미를 암살한 후로 사형을 당한 사람이고 이웅평은 미그19기를 타고 북한에서 남한으로 넘어갔다 간경화로 인한 간 이식 수술의 부작용으로 인해 죽은 사람이다. 술을 너무 좋아한 게 화근이었다. 그들은 큰 구름 위에 앉아 평범한 목소리로 대화를 하고 있었다. 안 들어도 뻔했다. 얼마 전에도 안중근과 이웅평은 호랑도를 통일시켜 달라고 예수에게 조른 상태였다. 가톨릭 박해로 인한 호랑도의 업보를 이제는 끝내달라고 청한 것이다. 예수를 죽인 이스라엘이 인간계의 시간으로 1873년간이나 나라 없던 서러움을 받았다면 호랑도는 가톨릭을 박해한 죄로 벌을 받은 상태였다. 좀 더 걸으니 이번에는 어린이 모습을 하고 있는 히야친타와 프란치스코가 보였다. 히야친타와 프란치스코는 포르투갈의 날짜로 1917년 5월 13일 파티마에서 루시아와 함께 성모 마리아의 발현을 목격한 꼬마들이었다. 그 당시 성모 마리아는 모여든 사람 7만 명에게도 기적을 보였다. 태양이 지상에 수직으로 떨어지며 회전을 하고 갖가지 빛을 발하였다. 막달레나 마리아도 그 기적을 천계에서 목격을 한 사람이었다.
막달레나 마리아의 집은 방 한 칸짜리였지만 벽에는 사파이어 십자가가 걸려 있었고 책상 위에는 화씨지벽보다 더 진귀한 옥으로 묵주 알을 만든 오단 묵주가 놓여 있었으며 벽은 대리석 행성에서 공수해온 최고급 대리석으로 되어 있었다. 바닥은 원목이었고 침대는 바닥에서 약간 뜬 상태로 있었다. 더군다나 막달레나 마리아의 집은 사방이 아름다운 꽃으로 둘러 싸여 있었다. 정약종(다산 정약용의 셋째 형)의 집과는 대비가 되는 집이었다. 정약종의 집은 총 여덟 개의 방으로 되어 있었고 조선시대의 기와집처럼 소박했다. 방의 숫자는 순교를 한 그와 그의 가족 숫자였다. 그의 아들 정하상은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가 한국 날짜로 1984년 5월 6일, 교황 요한바오로 2세로부터 성인품에 오를 때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 다음으로 이름이 불려 진 사람이다. 교황 요한바오로 2세는 바티칸에서 집전을 하지 않고 100만 명의 가톨릭 신자가 모인 여의도광장에서 103위를 성인품에 올린 파격적인 서비스를 했다. 그만큼 한국을 사랑한 교황이었다. 하긴 한국을 사랑하는데 있어서는 성모 마리아도 뒤지지 않았다. 오죽했으면 호랑도가 일본으로부터 해방된 날이 성모승천대축일(8월15일)이었을까. 낙태율 1위인 나라가 그 정도나마 버틸 수 있는 이유도 성모 마리아 덕분이었다.
막달레나 마리아는 침대에 누운 채 곰곰이 생각을 했다. 정말 인간계는 멸망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일까.
2
1962년 2월 4일 오전, 텔아비브
난산이었다. 산모는 거의 초죽음이 되어 있었다. 의사는 할 수 없이 제왕절개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그 후로 아기의 울음소리가 들렸다. 호랑이띠 물병좌 아기의 큰 울음소리. 그 아기의 부모는 아기의 이름을 마부스라고 정했다. 마부스의 부모는 마부스가 태어난 지 얼마 안 돼 자살폭탄테러로 죽었다. 그날따라 마부스를 유모에게 맞기고 외식을 하러 레스토랑에 간 것이 화근이었다. 마부스의 아버지는 중동문제 전문가로 중동 정세를 좀 더 알기 위해 부인과 함께 이스라엘에 몇 년간 머물고 있던 상태였다. 내가 아는 마부스 어린 시절의 전부이다. 마부스에 대한 소년기, 청년기는 알려진 바 없는데 그만큼 마부스가 철저하게 자신을 숨겼음을 의미할 것이다.
어쨌든 그로부터 많은 세월이 흘렀다. 마부스는 조용히 자신의 세력을 넓혀가고 있다. 비밀결사인 프리메이슨과 가톨릭의 보수적 신심단체인 오푸스 데이를 본 따 만든 아칼리브도 그 중 하나다. 마부스는 자신의 존재가 알려지는 것을 굉장히 꺼려하고 있었다. 때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예언자들은 마부스의 등장을 예견하고 있었다. 마치 지진이나 해일이 일어난다는 것을 미리 알아차리는 동물들처럼. 제 3의 적그리스도 마부스! 마부스는 독실한 가톨릭 신자였던 양부모를 따라 처음에는 성당에 다녔다. 첫 번째 적그리스도 나폴레옹, 두 번째 적그리스도인 히틀러가 그랬던 것처럼 가톨릭과 인연이 있었던 셈이다. 끝에 가서는 모두 가톨릭에 적대적인 상태가 되지만 말이다. 물론 호랑도에도 적그리스도와 비슷한 인물이 있었다. 다름 아닌 궁예였다. 처음에는 백성들의 지지를 받았으나 나중에는 부인과 아들들까지 죽인 살인마로 돌변했다. 그 당시는 불교가 대세였으므로 아마도 적석가모니라고 해야 할 것 같다.
*
샤를드골 국제공항 발 에어프랑스 여객기에는 241명이 타고 있었다. 마부스도 승객 중 하나였다. 마부스는 모터롤라 핸드폰을 이용, 잠시 후면 레오나르도 다빈치 국제공항에 도착을 한다며 차를 공항에 대기시켜 놓으라고 남자 회원에게 말했다. 남자 회원은 로마에서 관광버스, 콜벤 회사를 경영하고 있었다. 남자 회원은 여비서에게 승용차와 운전사를 레오나르도 다 빈치 국제공항으로 보내라고 지시했다. 물론 마르세라고 쓴 큰 종이를 가져가게 하라고도 지시했다. 전화를 건 후, 피곤한지 마부스는 레오나르도 다 빈치 국제공항에 도착할 때까지 잠에 빠졌다.
공항에 도착한 마부스는 입국장에서 자신의 가명인 ‘마르세’라고 쓰여 진 B4 크기의 용지를 봤다. 20대 중반으로 보이는 전형적인 이태리 여자가 들고 있었는데 키는 170센티 정도 되어 보였다. 마부스는 그녀에게 다가가 “내가 마르세요”라고 말했다. 마부스는 그녀를 따라 주차장으로 갔다. 마부스의 오른손에는 샘소나이트 가방이 들려 있었다. 마부스는 자기가 마르세라고 말한 것 외에는 계속 침묵을 지켰다. 말이 많은 자는 기밀을 누설할 확률도 높다는 게 이유이다.
차 뒷좌석에 탄 마부스는 운전사에게 바티칸으로 가라고 말했다. 페라리를 타고 바티칸으로 갈 때 마부스는 생각했다. 바티칸의 최후가 다가오고 있다고. 다음 교황은 이탈리아 출신인 베드로가 될 것이고 결국은 자기에 의해 제거가 될 것이란 것을. 베네딕도 16세의 시대는 오래 가지 못할 것이란 사실도.
“무슨 생각을 그리 하시죠?”
답답함을 느낀 운전사가 마부스에게 물었다.
“알면 다쳐요, 귀여운 아가씨.”
마부스는 여자에게 흥미가 없었다.
“호호, 농담이 심하시군요.”
운전사가 웃으며 말했다.
“그럴지도.”
마부스는 운전사의 말이 내키지 않았다.
“제 이름은 가타리나죠.”
“좋은 이름이군요.”
또 침묵이 이어졌다. 가타리나는 마부스를 여전히 답답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답답하든 말든 마부스는 그저 차 창문 밖을 바라볼 뿐이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 국제공항은 로마 근교에 위치해 있어 바티칸으로 가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바티칸에 도착하자 마부스는 운전사에게 “그만 가 봐도 되요”라고 말한 후 차에서 내렸다. 팁도 안주네, 가타리나는 ‘뭐 저런 게 다 있어’, 투덜거리며 차를 몰고 집으로 향했다. 가타리나는 로마에서 관광버스, 콜벤 회사를 경영하는 남자 회원의 둘째 딸이었다. 가타리나의 아버지는 말펜사공항의 지분을 14%나 가지고 있는 사람이기도 했다.
마부스가 산 피에트로광장에 들어서자 만나기로 약속을 한 사람이 마부스에게 다가왔다. 검은색 바지에 청색 잠바를 입고 있었는데 아칼리브 상급회원(아칼리브 이탈리아 지부 최고담당자)이자 역사학자인 제베데스였다. 제베데스는 소르본대학 역사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한 사람으로 현재 나이 43세였다. 키는 185센티였으며 몸무게는 74Kg이었다. 얼굴은 각진 턱에 부리부리한 코에 이마는 넓었다. 제베데스는 공항으로 마중을 나가야 했지만 바티칸에 일이 생겨 마중을 나가지 못한 상태였다. 그 일이란 게 바티칸 도서관의 자료를 열람하게 해달라는 사전신청이었다. 사전신청을 하지 못한 일반인은 아름다운 바티칸 도서관 회랑만을 구경을 할 수 있었다. 제베데스는 마부스란 고고학자와 함께 열람을 하겠다고 했다. 급한 일이라며 바티칸 도서관 관리 담당자를 몰아붙여 당일치기로 관람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어쨌든 이 날은 마부스가 고고학자로 둔갑을 한 날이었다.
"그랜드 마스터, 오느라 수고하셨습니다.”
제베데스가 마부스 앞에 서며 말했다.
“오늘 상황은 어떻소?”
포옹하는 것 없이, 마부스가 조용한 목소리로 물었다.
“그럭저럭이죠.”
산 피에트로광장은 여전히 많은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다. 또한 어디서 날아왔는지 비둘기들이 내려 앉아 모이를 먹고 있었다. 비누풍선을 부는 아이의 모습도 보였다. 다빈치 코드란 책을 들고 있는 사람도 있었다. 연인들도 보였고 성지순례를 온 사람들도 보였다. 오벨리스크도 보였는데 전에 왔을 때도 여러 번 봤었지만 바티칸에 저런 게 다 있다니 여전히 뜻밖이었다. 오벨리스크는 이집트에 있어 태양신을 상징했다. 가톨릭의 총본산에 이교도의 상징물이 세워져 있다니. 후후, 다음 교황은 저 자리에서 죽임을 당할 것이다. 죽이기에는 딱 좋은 장소라는 생각이 마부스의 머리를 스쳐 지나갔다.
“다빈치 코드 때문에 여기서도 말이 많다면서요?”
마부스가 제데데스에게 물었다.
“그 책이 예수의 신성을 부정하기 때문에 그럴 겁니다. 더군다나 다 빈치가 그린 최후의 만찬에서 예수 옆에 있는 사람은 요한이 아니라 막달레나 마리아이며 예수의 부인이라고 주장을 하고 있기 때문일 겁니다. 성배는 다름 아닌 막달레나 마리아의 자궁을 상징한다고도 주장을 합니다.”
제베데스가 전방을 주시하며 대답했다.
“예수가 되었든 마호메트가 되었든 석가가 되었든 그런 것들은 전부 쓰레기요. 특히나 어떤 자들은 다빈치 코드가 허구라고 하는데 허구는 무슨 얼어 죽을 허구요. 나는 다빈치 코드가 사실이라고 생각하오.”
지나가던 사람들 중 하나가 마부스를 쳐다봤다. 남자였다. 50대 중반으로 보였는데 그는 프랑스어를 할 줄 아는 사람이었다. 마부스는 아랑곳 하지 않았다.
바티칸 도서관은 15세기 중반 교황이었던 니콜라스 5세가 만든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도서관이다. 도서관이 생긴 후 세계 각지에서 값을 매길 수 없는 값진 고서들을 수집해왔기 때문에 고고학자, 역사가, 예술사가 등이 널리 활용하고 있었다. 100만권 이상의 인쇄본을 소장하고 있다고는 들었지만 정말 많은 양의 자료가 있었다. 마부스는 바티칸 도서관의 방대한 희귀본 자료에 대해서는 인정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마부스는 고서들을 보며 야릇한 생각에 잠겼다. 아무리 둘러 봐도 보고 싶던 교황청의 극비문서는 없었지만 말이다. 더군다나 자기에 대해 예언한 책을 찾을 수 없어 좀 실망스럽기도 했다. 마부스는 바티칸에 몇 번 와봤지만 바티칸 도서관 방문은 이날이 처음이었다. 마부스는 책을 좋아했고 천재적 아이큐를 지닌 사람이었다. 예언자들에게 히틀러보다 더 잔인할 것이라는 평을 받고 있지만 말이다. 마부스는 인간이 곧 신이고 절대자는 없다는 생각을 했고 과학문명에 대한 절대적 신봉자였다. 한때는 외계인이 지구인을 창조했다는 라엘리안에 심취하기도 했다.
“계획은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습니까?”
제베데스가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
“물론이오.”
마부스의 눈이 빛났다.
“다행입니다.”
제베데스가 주위를 둘러보니 30세 정도로 보이는 검은색 복장의 수녀가 다가오고 있었다. 사서일까. 쭉쭉빵빵 했는데 시집이나 가지 왜 수녀가 되었을까. 하긴 얼굴이 따라주지 않는구나. 수녀는 마부스와 제베데스가 작은 목소리로 말을 했기 때문에 무슨 말이 오고갔는지 알아듣지 못했다. 수녀는 마부스와 제베데스가 있는 근처를 지나 갈 길을 갔다.
마부스는 마르틴 루터, 갈릴레오의 친필편지를 보기도 하고 노스트라다무스의 백시선 원본이 있나 둘러보기도 했다. 아무리 찾아도 노스트라다무스의 숨겨진 예언은 찾을 수 없었다.
두 시간 정도 바티칸 도서관을 둘러보던 마부스와 제베데스는 로마에 있는 Starhotel Michelangelo(호텔)로 가기 위해 바티칸 도서관을 나왔다. 그러다 오푸스 데이의 회원인 사람과 마주쳤다. 오푸스 데이의 사람은 검은색 바지에 검은색 구두를 신고 있었고 상의는 로만칼라가 되어 있는 회색 와이셔츠였다. 키는 180센티 정도이고 나이는 40대 후반으로 보였다. 제베데스가 마부스에게 “저 사람은 오푸스 데이 소속 성직자랍니다”라고 속삭였다. 마부스는 오프스 데이 성직자를 한번 힐끗 쳐다본 후 이내 눈을 다른 곳으로 돌렸다. 눈을 마주치고 싶지 않아서였다. 오푸스 데이가 눈치를 채도 아칼리브의 계획에 엄청난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아칼리브는 세력 확장에 성공했지만 프리메이슨이나 오푸스 데이에 비하면 아직 미미한 세력이었다. 프리메이슨은 5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을 회원으로 하고 있었고 오푸스 데이는 8만 명 정도의 회원이었다. 이에 비해 아칼리브는 여전히 만 명 수준에 불과했다. 인원수에 있어 오옴진리교 수준이었다고 할까. 그래서인지 마부스는 베네딕도 16세를 타깃으로 삼을 수 없었다. 세력을 좀 더 확장한 다음, 교황을 노리는 수밖에. 오푸스 데이 성직자가 사라지자 마부스의 입에서 “모기 같은 자식”이란 말이 튀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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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은 수도인 워싱턴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로 펜실베이니아가(街)에 있다. 백악관을 포함한 주위 부지는 모두 7만 2000m2이다. 1800년 제2대 대통령 J.애덤스 때 완성되어 1814년 대영(對英)전쟁 때 소실되었다가 재건 후 외벽을 하얗게 칠한 데서 이 명칭이 생겼고, 제26대 대통령인 테오도르 루스벨트(Theodore Roosevelt) 때 정식명칭이 되었다. 대통령은 가족과 함께 이 관저의 2층에서 산다. 대통령 집무실은 타원형이어서 오벌 룸(Oval Room)이라 부르며, 방문객을 이 방에서 접견한다. 방의 수는 130개가 넘으며 댄스파티와 리셉션 등이 거행되는 동관(東館:East Wing)은 일반인의 참관이 허용된다. 백악관은 관저로서의 기능을 수행할 뿐만 아니라 예산국(豫算局) 등 직속관청도 이 건물 안에 있기 때문에 대통령직 그 자체를 의미하는 경우가 많다.
백악관 집무실에서 검은색 의자에 앉아 있던 대통령 조지 W 부시는 오사마 빈 라덴이 살아 있다는 사실에 여전히 고민을 하고 있었다. 위치가 파악되는 즉시 공습하라는 명령을 내렸지만 몇 년이 되도록 공습은 고사하고 빈 라덴이 은신하고 있는 나라조차 파악이 안 되는 현실이었다. 더군다나 반전시위와 지지율 하락, 그리고 이란, 북한 핵문제는 머리카락을 곤두서게 할 정도였다. 그런데다 이 시간에도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는 자국의 젊은이들이 생명을 잃고 있었다.
“빈 라덴을 찾았소?”
집무실 책상 위에 있는 검은색 전화 수화기를 든 부시 대통령이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장관(출생 : 1932년 7월 9일, 별자리 : 게자리)에게 물었다.
“아직입니다. 하지만 얼마안가 빈 라덴을 찾을 수 있을 겁니다.”
부시 대통령(출생 : 1946. 7. 6, 별자리 : 게자리)은 수화기를 던져버렸다.
매번 듣는 소리였다. 몇 년이나 지났는데 아직이라니 부시 대통령은 약간 신경질적이 되었다. 부시 대통령은 힐러리 로댐 클린턴(출생 : 1947년 10월 26일, 별자리 : 전갈자리)의 맞수인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출생 : 1954년 11월 14일, 별자리 : 전갈자리)에게 전화를 걸까 하다 그만 두었다. 차라리 부인(로라 부시, 출생 : 1946년 11월 4일, 별자리 : 전갈자리)에게 전화를 걸어볼까.
그러던 차에 희소식이 들렸다. 부시 대통령은 알자르카위가 사망한 지 약 5시간이 지난 2006년 6월 7일 오후 4시35분(한국시간 6월 8일 오전 5시35분), 스티븐 해들리 백악관 안보보좌관으로부터 “공습으로 자르카위가 사망한 것 같습니다”란 보고를 받았다.
“그거 참 좋은 일이오.”
부시 대통령이 스티븐 해들리 백악관 안보보좌관에게 말했다. 부시 대통령의 신경질적인 상태는 싹 가셨다. 느긋하게 검은색 의자에 앉아 있기도 했다. 의자 앞에는 큰 책상이 있었다. 현상금 2500만 달러가 아깝지 않을 테러리스트의 죽음. 신출귀몰한 자르카위를 죽이는데 F-16기 2대와 500파운드짜리 폭탄 2개가 필요했다. 폭탄 한개는 레이저빔 유도로 다른 한개는 위성유도로 타격했다. 물론 공습 후 미군들에게 맞아서 죽었다는 말도 있기는 하다.
부시 대통령은 말을 이어가기 시작했다.
“중요한 발표는 이라크 총리에게 맡기시오.”
“알겠습니다.”
스티븐 해들리 백악관 안보보좌관의 말이다. 부시 대통령은 스티븐 해들리 백악관 보좌관이 백악관 집무실을 나간 후 전화로 스노 백악관 대변인을 불렀다. 몇 분 후 스노 대변인이 백악관 집무실로 들어왔다.
“스노 대변인, ‘알카에다는 살육을 계속 할 것이므로 우리에겐 넘어야 할 장애가 많은 만큼 환상을 가져서는 안 된다’고 발표하시오. 환상을 갖기에는 갈 길이 여전히 멀어요.”
“예, 그렇게 하겠습니다.”
스노 백악관 대변인은 백악관 집무실을 나와 기자들에게 부시의 말을 전했다.
“대통령께서는 ‘알카에다는 살육을 계속 할 것이므로 우리에겐 넘어야 할 장애가 많은 만큼 환상을 가져서는 안 된다’고 발표하라고 했습니다.”
알 자르카위(원래 이름은 아흐메드 파델 나잘 알 할라일레, 생년월일 : 1966.10.30, 별자리 : 전갈자리)는 F-16기의 공습으로 그렇게 저 세상으로 갔다. 그렇다면 마부스 를 죽이는 데는 얼마의 폭탄이 필요할까.
부시 대통령은 다음 날 백악관에서 발표한 성명을 통해 "자르카위의 사망은 알카에다에 대한 심각한 타격이자 대(對) 테러전에서의 의미심장한 승리"라며 축하했다. 그러면서 "아직 우리에게는 미 국민들의 지속적인 인내를 요구하는 험난한 날들이 남아 있다"고 여훈을 남겼다.
백악관을 나와서는 기자들 앞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기도 했다.
"잔인한 테러분자들을 분쇄하기 위해 이라크 정부와 긴밀히 협력하고 있는 미군 병사들에게 무한한 자부심을 느낍니다."
전 세계 사람들 중 상당수가 자르카위의 죽음을 환영했다. 더군다나 자르카위의 죽음 때문에 석유 값이 많이 내렸다.
반면 알카에다는 자르카위가 순교를 했다며 성전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그래봐야 보복의 악순환일 뿐이다.
자르카위가 이끌었던 알 타우히드 왈 지하드(훗날 이라크 알카에다)는 김선일씨를 목 잘라 죽인 테러로 인해 한국과도 악연이 있다. 그 당시 돼지피로 이슬람사원을 혼내줘야 한다는 극단적인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피는 피를 부르는 법이다.
4
서울 역삼동에는 삼성멀티캠퍼스가 있다. IT강국을 목적으로 세워진 곳이다. 이건희 회장이 아는 사람에게 뭐를 해주면 좋겠냐고 물어 첨단 교육을 하는 곳을 세우고 싶다는 말을 들은 후 생겨났다. 삼성SDS 멀티캠퍼스라고도 하는데 1989년 설립 이후 IT 분야의 핵심 인력을 양성하고 있는 대표적인 전문 교육 기관으로 손꼽히고 있다. 흠이 있다면 엘리베이터가 좀 짜증이다. 컴퓨터를 잘하게 된 사람은 삼성SDS에 취업할 수 있다. 각 강의실에는 컴퓨터가 잘 갖추어져 있고 강사진은 빵빵하다. 전교조에서 반대하는 평가제를 강사들에게 벌써 적용했다. 그래서인지 강사들은 더 잘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자기 계발에서부터 말이다. 역삼동이 나와서 얘기하건대 김영삼 전 대통령이 장로로 있던 충현교회가 있다. 겉모양이 매우 화려하다. 대한 예수교 장로회이니 감리교나 침례교 못지않은 힘을 가지고 있다. 삼성멀티캠퍼스의 중층 이상의 강의실에서 있다면 충현교회를 정면으로 볼 수 있다. 충현교회 신도가 아니라면 장로교회가 아니라 가톨릭의 괜찮은 건축물로 오해를 할 것 같다.
“야, 박민철 뭐 하냐?”
서인석이 박민철이 앉아있는 자리로 와 서있는 채로 모니터를 보며 물었다.
“예언에 관심이 많아서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 말라키아의 예언, 성모 마리아의 예언 등을 보고 있어. 나의 흥미를 끄는 사람이 있는데 그의 이름이 마부스야. 인터넷을 뒤지면 마부스에 대해서 조금이나마 알 수 있지.”
박민철이 앉은 채로 고개를 돌려 서인석의 얼굴을 올려다보며 말했다.
“컴퓨터 공부는 안 하고?”
“물론 컴퓨터 공부도 하고.”
박민철의 대답에는 힘이 없었다.
“커피 마시러 안 갈래?”
“그래, 가자.”
박민철과 서인석은 강의실을 나와 자판기가 있는 곳으로 갔다. 창문을 통해 역삼동의 전경이 들어왔다. 높은 건물들이 많았다. 강남은 역시나 부자 동네였다.
자판기 커피 값은 여전히 300원이었다. 서인석이 600원을 넣었다. 그리고 버튼을 눌렀다. 서인석은 커피가 담긴 종이컵을 꺼냈다. 박민철 차례가 되었다. 박민철이 버튼을 눌렀다. 박민철이 커피가 담긴 종이컵을 꺼냈다.
“나 컴퓨터 공부 그만 둘 거야.”
박민철이 밀크커피를 한 모금 마신 후 입을 열었다.
“왜?”
뜻밖이란 표정을 하며 서인석이 박민철에게 물었다.
“EJB 쪽보다는 예언을 연구하는 쪽이 나에게는 더 나을 것 같아서. 나는 마부스가 진짜로 있다고 믿어. 슐리만이 트로이를 찾아낸 것처럼 나는 마부스를 찾아낼 거야. 마부스를 찾아내 그의 야욕을 막고 싶거든. 수억 명 이상을 구할 수만 있다면... 얼마나 대단하겠어. 한명을 구해도 대단하다고 평가를 받는데.”
“꿈도 야무지다. 근데 나는 예언을 믿지 않아.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면 그뿐이야. 어쨌든 건투를 빈다.”
이렇게는 말했지만, 서인석은 속으로 걱정된다는 생각을 했다. ‘이 자식, 쉰들러 리스트를 너무 봐서 돌아버린 것 아냐.’
“고마워. 나를 이해해주는 친구는 너밖에 없는 것 같다.”
박민철과 서인석은 같은 나이였다. 1985년 생으로 삼성멀티캠퍼스에서 사귀게 된 두 사람이었다.
커피를 다 마신 그들은 종이컵을 쓰레기통에 던져 넣은 후 강의실로 들어갔다. 스타크래프트 브루드워를 하는 수강생(남자)도 보였다. 프로젝트 기간이라 시간이 널찍한가 보다. 옆 반에 있는 사람(남자)과 대결을 한다고 했다. 옆 반에 한때 프로게이머였던 사람이 있어 도전장을 던졌다는 것이다. 저그와 테란(옆 반)의 대결이었다. 저그가 약간 밀리는 상태였다. 박민철과 서인석은 잠시 대결을 지켜보다 자기 자리로 갔다. 자리로 간 박민철은 네이버 창에서 예언에 대해 검색을 하기 시작했다. 예언 사이트를 돌아다니다 보니 예언클럽이란 데가 있었다. 노스트라다무스, 탄허, 에드가 케이시, 루스 몽고메리 등 당대의 예언자들의 예언을 소개하는 사이트였다. 방문자의 예언을 남길 수 있는 게시판도 있었다. 게시판의 글들을 쭉 검색하다 박민철은 희한한 글을 발견했다. ‘핵전쟁을 일으킨다는 마부스의 존재 가능성 증명’이란 제목의 글이었다. 글을 남긴 사람은 자신의 이름을 남기지 않고 최고경영자라고 남긴 상태였다. 글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
[베게너 현상]
어떤 과학자들은 자기 머리가 이해를 하지 못하면 황당하다 말도 안 된다고 몰아붙이는데, 그런 수준이 베게너를 얼어 죽게 했다. “땅은 배입니다. 사람이나 집은 배를 타고 있습니다. 배는 움직입니다. 여러분이 가만히 있어도 여러분은 움직이는 겁니다. 왜냐하면, 땅이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죠.” “이거 완전히 미친놈 아냐.”
비록 자신의 가설이 정설이 되는 것을 보지 못하고 죽었지만 베게너는 여전히 사람들의 마음속에 살아 있다. 황당하든 말든 세상에는 ‘정반합’도 있고, 인정받거나 말거나 ‘싸가지 없어 진화’도 있는데, ‘베게너 현상’은 정반합의 사촌이겠다.
A : 새로운 게 또는 혁명적인 게 나오면 퍼지면 황당하다 말도 안 되는 얘기다, 지어낸 얘기다 어쩌고 -> 시간이 흐른다. 말이 된다.; GO TO A; 이를 가리켜 ‘베게너 현상’이라고 한다.
사람이 평생 사용하는 뇌는 몇 퍼센트 안 된다고 한다. 이러한 상태인데 만약 사람 뇌의 100%가 1초에 순간적으로 사용된다면 어떤 현상이 일어날까. 인간의 능력은 뇌가 얼마나 가동되느냐, 가동되는데 얼마의 시간이 걸리느냐에 따라 좌우될 것이다. 두뇌가 10% 가동되고 가동되는 시간은 1시간이다. 이럴 때는 어떤 현상이 일어날까. 답은 인간의 판단 영역이 아니다. 또는 지금까지 과학으로는 답이 안 나온다.
‘과학적으로 말이 안 된다’를 떠나서 말이 안 되는 이유를 밝혀야 할 게 아닐까. 말이 안 된다고 하다 증명되면 무슨 말을 하려나. 그런 상투적인 수법은 베게너, 프로이트에게 많이 써먹은 줄로 안다. 조금의 가능성이라도 있다면 탐구하여 진의를 가리는 것이 중요하다. 허황되다고 모는 것보다 도전하는 것이 과학적인 자세라고 생각한다.
강력한 업적은 고정관념과의 싸움에서부터 시작된다. 고정관념을 부수는 자체가 강력한 업적이다. 뇌호흡 같은 경우에도 어떤 과학자들은 “말도 안 된다”고 하지만, 현재까지 과학의 한계를 드러내는 상태에 불과하겠다.
프린세스 메이커2(컴퓨터 게임)의 매뉴얼을 보면 혈액형에 따라 성격에 차이를 보인다는 내용이 있는데, 이를 어떤 사람이 보면 미신이라고 하겠지만, 또 어떤 사람이 보면 의문을 가질 것이다. 게임만 하는 사람은 게임만 하겠지만, 호기심이 강한 사람은 ‘왜 혈액형에 따라 성격에서 차이를 보일까’ 하고 의문을 가질 것이다. ‘혈액형을 형성하는 성분이 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정밀 연구’라는 제목으로 연구를 해도 된다.
혹시나 혈액형(A형~O형)을 형성하는 성분이 두뇌에 영향을 끼치는 것은 아닐까. 맞으면 위대한 업적이고 틀려도 손해는 없다. 일상에서 무엇이든지 계속적으로 의문을 갖다 보면 대(大)발견을 한 사람의 수준에 조금이나마 이상 접근할 수 있을 것이다. 트로이가 발견된 것은 트로이를 한낮 꾸며진 이야기로만 받아드리지 않은 사람(슐리만)이 있었기 때문이다. 대륙이 이동한다는 사실도 ‘(세계지도에서) 콜롬버스 당도 대륙과 아프리카 대륙의 모양을 이상하게 여긴 사람(베게너)에 의해’ 세상에 알려졌다. 에디슨도 수많은 의문을 통해, 수많은 착오를 통해 오늘날의 에디슨으로 자리 잡았다. 에디슨의 생각이 모두 옳았던 것은 아니었다. 계속 의문(왜 그럴까?, 왜 안 될까?)을 갖다 보니, 틀린 생각은 없애고 다시 생각을 하다 보니, 의문을 다시 갖다 보니 훌륭한 수준을 형성한 것이다.
그렇다면 머리를 많이 쓰거나 좋을수록 머리카락이 빨리 자란다는 가설은 어떨까. 자동차도 몇CC이냐에 따라 성능이 좌우된다. 머리로 많은 에너지가 몰릴수록 머리카락이 빨리 자라는 것일까. 머리 좋은 사람의 머리카락이 그렇지 못한 사람의 경우보다 빨리 자랄 것인가.
상상력은 무한한 가능성(자료)을 제공해 준다. 학벌들이 한국에서 평생 노력해도 세계적인 학문적 업적을 이룩할 수 없는 중요한 이유는 상상력의 결핍과 연관능력의 결핍 때문이다. 1. 공간이 물질에서 왔다면 공간도 물질에 의해 휠 수 있는 게 아닐까. 우주의 팽창에서 행성이나 항성의 중력이 우주를 찌그러트릴 수도 있을까 2. 수학적 증명. 1번이 되어야 2번이 되는 것이 아닐까. 한국의 교육제도는 1번에서 막히는 수준을 양산하고 있다. 2번 실력이 무용지물이 되는 것이다. 외국(미국이나 유럽)에 가서 자유로움을 접종 받을 필요가 있다.
[인물에 관한 내용은 재능을 파악할 수 있게 하는 도구가 될 수 있다]
‘20세기 사람들 상(한겨레신문사)’의 16페이지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나온다.
생전에 한번도 서로 만나진 못했지만, 그처럼 유대인이고 런던에서 죽은 마르크스처럼 프로이트도 화려하리만큼 아름답고 명료한 산문을 썼다는 평을 받는다(20세기 사람들 상 16페이지 위에서 18번째 줄~20번째 줄).
‘20세기 사람들 상(한겨레신문사)에 나온 이와 같은 내용은 무엇을 의미하고 있을까. 답은 근접거리1이다. 마르크스와 프로이트를 비교 분석하여 다른 사람에게 적용할 수 있다.
마르크스(1818.05.05~1883.03.14): 독일의 사회학자, 경제학자, 정치이론가. 공산주의의 창시자로 유명하다.
프로이트(1856.05.06~1939.07.23): 오스트리아의 신경학자. 정신분석학의 창시자로 유명하다.
따라서, 영역은 다르지만 ‘창시자로서 생전에 한번도 서로 만나진 못했지만 그처럼 유대인이고 런던에서 죽은 마르크스처럼 프로이트도 화려하리만큼 아름답고 명료한 산문을 썼다는 평가를 받는다’ = 근접거리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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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크스(05.05) + 1 = 프로이트(05.06) = 근접거리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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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하리만큼 아름답고 명료한 산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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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팅게일(05.12) + 1 = 정연주(05.13) = 근접거리1 = 스스로인식상태(모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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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란 타고난 재능(간호장교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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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 넬(08.19) - 1 = 이 승 연(08.18) = 근접거리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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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에서의 재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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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 퀴리(11.07) - 1 = 최 정 은(11.06) = 근접거리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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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운 (뛰어난) 발견 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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핼 리(11.08) + 1 = 칼세이건(11.09) = 근접거리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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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의 천문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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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 터(11.10) - 1 = 켐 니 츠(11.09) = 근접거리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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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의 루터라 불리는 켐니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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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정도의 인물들을 파악하는 경우, 1년 365일 모두 이와 같이 될 수 있겠다. 이와 같은 내용을 어린이에게 적용하면 훗날, 어느 정도의 위치에 다가갈 수 있는지도 예측해 볼 수 있겠다. 재능이 쉽게 파악이 됨으로 자녀에게 엉뚱한 분야를 강요하지 않아서 좋겠다(1998).
쇼팽과 바흐 사이에 라벨이 있다. 이는 브리태니커 대백과사전으로 내용의 확인이 가능하다. 백과사전도 재능을 알아내는 도구가 될 수 있다.
이처럼 각 사람에게는 저마다의 재능이 있는데 한 곳에 몰아넣어 한 가지의 길을 선택하게 하는 것은 획일교육 추종자들의 어리석음이다. 마부스(Mabus)에게는 마부스(Mabus)의 재능이 있고 보아에게는 보아의 재능이 있다.
[마부스가 존재할 가능성이 있음을 증명(레이건과 마부스(Mabus))]
① 1945년 7월, 미국은 첫 번째 핵실험에 성공했다. 이후, 핵폭탄은 1945년 8월 6일 오전 8시 15분, 미국 509 비행대대의 조종사에 의해 일본 히로시마에 역사상 처음으로 투하되었다. 두 번째는 1945년 8월 9일 오전 11시 2분, 일본 나가사키에 투하되었다. 4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죽었으며 많은 부상자를 남겼다.
1950년대부터 미국과 소련의 핵 경쟁이 가속화되었다. 미국은 크로스로드작전으로 수소폭탄 실험을 성공리에 마쳤다. 수소폭탄을 실험한 장소는 비키니 환초였다. 수소폭탄의 위력은 원자폭탄을 엄청나게 능가했다. 즉, 메가톤급시대를 열게 된 것이다. 그 후로도 미국은 레드윙 작전, 플럼밥 작전, 하드텍 작전, 도미니크 작전 등 많은 핵실험을 했다.
구제 불능의 타락한 세상은 핵전쟁에 의해 정화되어질 가능성이 있다. 물론 이를 행할 자는 마부스(Mabus) 수준이다. 마부스(Mabus)가 정말로 있다면 어느 정도 악마적 천재겠다.
노스트라다무스는 ‘다른 존재가 나타나면 핵전쟁을 막을 수 있으리라’고도 예언했는데, 누가 노스트라다무스가 예언한 다른 존재가 되어 줄 수 있을까.
노스트라다무스는 제 3의 존재를 예언했는데, 자신의 세상 파멸 예언을 비켜가는 방법도 제시했는데 나는 노스트라다무스가 예언한 제 3의 존재는 없다고 생각한다. 내가 생각하는 인류의 파멸을 막는 방법은 제 3의 존재가 아니라, 사람들이 도덕성을 찾고 또한 더불어 살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왜 삼천포로 빠지느냐?”고 할는지 모르지만 모두 연결된다. 제 3차 세계대전을 일으킨다는 마부스(Mabus)도 근접거리의 적용을 받을 수 있다. 마부스(Mabus)(02.04)는 레이건(02.06)과 근접거리2(02.06-02.04)를 형성할 수 있다. 마부스(Mabus)는 레이건처럼 연설에 재능이 있다. 또한, 마부스(Mabus)는 연기력이 있다고 판단된다. 마부스(Mabus)는 레이건과 비교 분석하면 된다. 마부스(Mabus)는 1962(호랑이띠)년 2월 4일(물병좌) 생이라고 한다.
두레예프(1938.03.17~ ): 발레 무용수. 그의 도약이나 빠른 회전은 종종 니진스키의 전설적 명성에 비견된다. <브리태니커 대백과사전> 중에서.
브리태니커 대백과사전에서 두레예프가 전설적인 무용수인 니진스키의 명성에 비견된다고 하는데, 두레예프에게도 한겨레신문사에서 펴낸 <20세기 사람들 상>의 ‘창시자로서 생전에 한번도 서로 만나진 못했지만 그처럼 유대인이고 런던에서 죽은 마르크스처럼 프로이트도 화려하리만큼 아름답고 명료한 산문을 썼다는 평가를 받는다’란 내용이 적용될 것인가. 이는 두레예프의 별자리(물고기자리)에 니진스키가 있는지 알아보면 해결된다. 니진스키는 1890년 3월 12일에 태어나서 1950년 4월 8일에 죽은 인물이다. 두레예프는 이미 나와 있는 데로 1938년 3월 17일에 태어난 인물이다. 그러므로, 두레예프(03.17) - 니진스키(03.12) = 5이다. 이를 근접거리5라고 한다. 두레예프, 니진스키를 비교, 분석, 타인에게 적용하여 또 다른 니진스키를 키워 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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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 터(11.10) - 1 = 켐 니 츠(11.09) = 근접거리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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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의 루터라 불리는 켐니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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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 퍼(02.12) - 1 = 에 디 슨(02.11) = 근접거리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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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애주의, 발명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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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진스키(03.12) + 5 = 두레예프(03.17) = 근접거리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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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약과 빠른 회전의 무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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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 이 건(02.06) - 2 = 마 부 스(02.04) = 근접거리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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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 연설, 핵과 레이저가 너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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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b) = (c, d)이므로 마부스(Mabus)가 존재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는 것이다. 다른 예도 마찬가지이다.
호킹 박사는 1월 8일 생이다. ‘스티븐 호킹의 우주(존 보슬로우 지음)’란 책을 보면 ‘<時間의 歷史>의 저자 스티븐 호킹은 어떤 사람인가? “우리시대의 뉴턴” 호킹의 우주관은 어떤 것인가?’라고 되어 있는데 혹시나 뉴턴은 스티븐 호킹 박사의 근접거리가 아닐까. 우리 시대의 뉴턴이라고 하는데 뉴턴은 1월 4일 생이다. 결국 이는 근접거리4가 되는 것이다. 따라서 근접거리는 제 2의 아인슈타인, 제 2의 루터, 제 2의 에디슨, 제 2의 바흐, 제 2의 다 빈치, 제 2의 니진스키를, 제 n의 인물을 탄생시키는 원리가 되는 것이다.
② Confidential Information(CI, 일급비밀 정보): 사람들은 레이건이 핵무기와 전략방위구상(SDI)에 집착하자 레이건을 적(敵)그리스도로 봤다. 그러나, 레이건은 예언된 적(敵)그리스도가 아니었다. 우연인지는 몰라도 다른 사람이 버티고 있었다.
결국, 레이건과 마부스(Mabus)는 사람들에게 적(敵)그리스도로 여김을 받은 상태도 같다. 연기, 연설이 뛰어나고 핵과 레이저가 너무 좋아라 상태뿐만 아니라 적(敵)그리스도로 여김을 받은 상태도 같다. 군말 없이 근접거리란 바로 이와 같은 상태이다(1998.11.25.22:40:35).
안영배(신동아 기자) 편저 ‘충격대예언’이란 책에는 마부스(Mabus)가 출세함에 따라 핵폭발, 화학전, 생물학전, 레이저전쟁 등 상상을 초월하는 무시무시한 전쟁이 일어날 것이라고 되어 있다. 첫 번째 적그리스도는 나폴레옹이고 두 번째 적그리스도는 히틀러이고 세 번째 적그리스도가 마부스(Mabus)라고 한다.
(진 딕슨 , 노스트라다무스가 옳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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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 이 건(02.06) - 2 = 마 부 스(02.04) = 근접거리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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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 연설, 핵과 레이저가 너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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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참고 : 1단계 => 근접거리 인물 비교 분석, 2단계 : 다른 사람에게 적용, 3단계 : 맞으면 근접거리 인물의 능력, 인생, 재능 등을 적용하거나 응용할 수 있다. 마침내는 ‘재능의 극대’를 이룰 수 있다(1998).
[마부스 죽이기(몇억명 이상 구하기)]
마부스(Mabus)가 정말 있다고 해도, 히틀러가 나타난 시기를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으면 마부스(Mabus)를 막을 수 있겠다. 마부스(Mabus)가 정말 존재한다면, 마부스(Mabus)는 히틀러처럼 등장하겠다. 히틀러가 있었던 시기는 세계적인 경제공황의 시기였다. 불만이 폭발한 독일을 히틀러는 이용했다. 정말 마부스(Mabus)가 있다면 마부스(Mabus)는 극도로 불만에 쌓인 러시아를 이용하려고 하겠다. 따라서, 핵전쟁을 막는 방법은 크게 다음과 같다.
① 경제공황을 어떻게 해서든지 막아야 한다. 경제공황은 히틀러 같은 자에게 기회를 제공한다. 세계적인 경제공황은 세계대전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② 히틀러가 세계대전을 일으키기 전에 히틀러를 죽였다면 세계대전은 일어나지 않았다. 예언자들이 예언한 엄청난 핵전쟁을 막는 방법도 이와 같다고 할 수 있다. 마부스(Mabus)가 핵전쟁을 일으키기 전에 마부스(Mabus)를 제거하면 핵전쟁은 일어나지 않는다.
③ 엄청난 어려움에도 독일 사람들이 히틀러에게 관심을 주지 않았다면 제2차 세계대전은 일어나지 않았겠다. 마부스(Mabus)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지지하는 세력이 없이 자신의 뜻을 펼치기는 어렵다. 어떤 어려움에도 마부스(Mabus)에게 관심을 보이지 않으면 핵전쟁은 일어나지 않는다.
④ 유럽에서 존재하는 사이비종교의 세력 확장도 주시해야 한다. 핵전쟁을 일으키는 세력 역시 일종의 사이비종교라고 할 수 있다.
[근접거리이론(근접거리정리)이 나온 배경]
나는 정다운 스님의 저서인 <인생십이진법>, 신범식 편저의 <사랑의 별점>을 읽은 후, 잘하면 획일교육을 파멸시킬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했다.
또한, 나는 정다운 스님의 <인생십이진법>, 신범식 편저의 <사랑의 별점>만으로는 양이 차지 않았다. 얼마가 지났다.
그러다 ‘정다운 스님의 저서가 옳다면 백과사전에 뭔가 있을 것이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백과사전에는 역사적 인물에 관해 나온다. 정다운 스님의 저서가 옳다면 백과사전의 인물들에게 특별한 내용이 존재하지 않을까. 1997년 2월의 일이었다.
그 후, 나는 대전 한밭도서관으로 갔다. 또한 대전 시립도서관으로도 갔다. 몇 달 동안 나는 브리태니커 대백과사전을 펼치며 인물들을 정리했다. 조금이라도 희한한 내용이 보이면 기록했다. 이러다 아는 사람으로부터 미친놈으로까지 몰렸다. 내가 한밭도서관에 있었을 때, 앞쪽으로 앉아 있던 여중생인지가 나를 보더니 웃었다. “야, 브리태니커가 뭐 하는 거냐? 사람의 이름을 적고 있네”라고 옆의 친구에게 말했다. 그러자, 옆에 있던 ‘그 여자의 친구’도 피식 웃었다. 하긴 대전시립도서관 2층의 간행물자료실에 있던 여자 담당자는 내가 걱정스럽다 정도의 표정(또는 이상하다는 표정)을 하고 있었다. 나는 아무렇지 않았다. 온갖 조롱을 받는다고 해도 내가 하던 일을 그만둘 사람이 아니다. 학자는 베게너처럼 고집이 있어야 한다. 새로운 게 발견되면 매우 흥분되었다.
화씨지벽(和氏之璧)이란 고사성어(古事成語)가 있다. 옥돌도 보는 사람에 따라서 인생이 바뀐다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옥돌을 돌로 보는 사람이 있는 반면 옥이 되는 돌로 보는 사람이 있다. 변화(卞和)가 발견한 보옥은 돌로 본 사람 때문에 멸시를 받았지만 결국은 15개의 성지와 바꾸자는 진소왕(秦昭王)의 제의를 받았을 정도로 엄청난 값을 지닌 진귀한 옥이 되었다.
마침내 나는 몇 개월 만에 근접거리이론(근접거리정리)을 이룩했다. 정다운 스님 저서 주장의 반대편에서 접근하며 독창성을 추가하였다. 그리하여 나는, ‘특정 인물의 별자리에 반드시 특정 인물과 비슷한 이상의 수준을 보이는 존재가 최소한 한 명 이상 존재할 수 있기 때문에 근접거리 인물들을 비교, 분석, 다른 사람에게 적용하여 또 다른 특정 인물을 키울 수 있을 것이다’를 이룩했다.
창의성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게 아니라, 기존의 것에서 새로운 것을 유도하는, 또는 창조하는 힘이다.
[인물비교분석(적용)학 창시(1997)]
① 별점은 할 수밖에 없었다. 획일교육으로부터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을 빨리 해방시킬 수 있는 길은 별점을 과학수준으로 끌어내리는 상태뿐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조사한 바에 의하면 한국의 3김(김영삼, 김대중, 김종필)은 모두 염소자리였다. 김영삼 = 염소자리, 김대중 = 염소자리, 김종필 = 염소자리. 한국의 대통령 중 전두환 = 염소자리(?), 노태우 = 염소자리, 김영삼 = 염소자리, 김대중 =염소자리, 노무현 = 처녀자리였다. 염소자리와 처녀자리는 모두 흙의 별자리이다. 물론 황소자리도 흙의 별자리이다. 한국의 역대 대통령 중 염소자리가 가장 많은 대통령을 배출했다. 연속적으로도 말이다. ‘大望의 主役(국운을 건 장군들, 롬멜 . 패튼과 몽고메리(서린당))’이란 책이 있다. 희한한 점은 제 2차 세계대전 때의 유명한 야전사령관인 패튼, 롬멜, 몽고메리는 모두 전갈자리라는 점이다. 3김은 모두 염소자리이고 제 2차 세계대전 때의 유명한 육군 장군 세 명은 모두 전갈자리이다.
② 1997년 7월 22일, 별점으로부터 ‘인물비교분석(적용)학’을 분리하며 창시했다. ‘어떤 인물이 있을 때, 거의 비슷한 이상의 인물이 최소한 한 명 이상 존재하기 때문에, 근접거리의 인물(근접거리가 작용하는 인물)들을 비교 분석하여 다른 사람에게 성공조건 등을 적용, 교육에 있어 획기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겠다’는. (a, b, ...) => c이다. a와 b, ...란 인물을 비교분석하여 c란 사람에게 적용할 수 있다.
어떤 면에서 별점과 인물비교분석적용학은 다른 면도 있다. 그 첫째가 별의 위치에 의해 미래가 좌우된다는 예정설은 인정하지 않는다. 인물비교분석적용학은 재능을 따지는 학문이다. 여기에서 별점과 인물비교분석적용학은 차이를 보인다.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과 융의 분석심리학의 차이라고나 할까.
근접거리 적용에 있어 ‘한명적용, 복합적용(1998.12.27.18:57:10)’이 있을 뿐이겠다. ‘한명적용’이란 한 명만 적용할 대상에게 적용하는 상태고,‘복합적용’이란 두 사람 이상을 적용할 대상에게 적용하는 상태이다.
‘노스트라다무스’란 영화를 보면 새총 모양의 막대기로 우물을 찾는 장면이 나오는데, 수맥 찾기는 한동안 악마의 행위로 몰리다가 끝내는 가톨릭의 인정을 받았다. 오히려 과학자들이 미신이라고 하는데 이는 현재까지 과학의 한계를 보여주는 상태라고 하지 않을 수 없으며, 또한 ‘적과의 동침’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미신이라고 하기보다 자기 머리의 한계를 인정해야 한다. ‘라플라스’라는 대(大)수학자도 해결하지 못한 게 넘쳐흐른다. 라플라스의 오만은 뢴트겐이란 위대한 과학자에 의해서 완전히 무너지고야 말았다.
사랑을 논리로 따지는 사람은 없다. 수식으로 따질 수 없는 일도 세상에서는 많이 일어난다. 현재까지의 과학으로는 벅찬 상대인 셈이다(1998).
③ 의사가 환자를 진단하듯 근접거리 인물들을 완벽하게 비교 분석하여 제 3자에게 성공 조건 등을 적용할 수 있다. 인물비교분석적용학의 목적은 이미 존재했던 성공한 사람, 천재들의 수준(인생)과 비슷하거나 이상의 근접거리 사람들을 찾아내 성공조건 등을 적용하여 인류의 큰 발전을 이룩하는데 있다(1999).
*
마부스가 레이건의 근접거리라니 도대체 근접거리란 뭐를 뜻하는 것일까. 박민철은 깊은 생각에 잠겼다. 마부스가 정말 있기는 있나. 그 동안 모은 돈으로 유럽에나 다녀올까. 마부스에 대한 단서를 잡기 위해서 말이다. 그래봐야 모래사장에서 바늘을 찾는 거나 다를 바 없지만. 슐리만처럼 고집을 피워볼까. 어쩌면 먼저, 저 글을 남긴 사람을 만나보는 게 급선무가 아닐까. 그나마 마부스의 존재를 확실히 인식을 하고 있는 사람이니까 말이다. 혹시나 점성술로 미래를 예견하는 사람일까. 동방박사 네 사람처럼 말이다. 연락처를 남겼다면 좋았을 텐데.
5
박민철은 부산에서 서울로 공부하러 온 사람이었다. 그래서 노벨고시원에서 생활하고 있었다. 방의 크기는 1.5평 되었다. 2층은 여자들 방들이 있었고 3층은 남자들 방들이 있었다. 식당은 2층에 있었다.
박민철은 ‘핵전쟁을 일으킨다는 마부스의 존재 가능성 증명’이란 글을 남긴 사람을 만나보기로 마음을 먹었다. 마부스를 찾는 일은 이제 그의 꿈을 넘어 목표가 되어 버렸다. 박민철은 자기 방에 있는 컴퓨터를 통해 예언클럽이란 사이트의 게시판에다 최고경영자란 사람에게 궁금한 점이 많다며 자기 이메일 주소(kill666@hanmail.net)로 연락처를 보내 달라는 글을 남겼다. 그런데 일주일이 되도록 이메일이 오지 않았다. 박민철은 상대방이 자신을 무시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 문득 자신이 남긴 글을 상대방이 보지 못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일주일 더 기다려 보기로 했다. 자신이 글을 남긴지 9일이 되었을 때 이메일이 왔다. 근데 이름은 알 수 없었다. 여전히 이름 대신 최고경영자라고 되어 있었다. 최고경영자란 사람의 이메일 주소는 asiaunion@lycos.co.kr이었다. 최고경영자란 사람은 뜻밖에도 핸드폰 전화번호도 알려왔다. 011로 시작이 되고 있었다. 최고경영자란 사람은 직접 만날 수는 없고 정 궁금하면 채팅으로 하자고 했다. 이유는 묻지 말아 달라고 했다. 박민철은 어떤 사람인지 궁금한 나머지 모터롤라 핸드폰을 집어 들어 전화를 걸었다. 최고경영자란 사람의 애니콜 핸드폰은 꺼져 있었다. 박민철은 하는 수 없이 다시 이메일을 보냈다.
<이메일 잘 받았습니다. 저는 예언에 관심이 많은 사람입니다. 노스트라다무스에서부터 루스 몽고메리에 이르기까지. 근데 진짜로 마부스가 있다고 믿으시나요? 그렇다면 제가 가입한 사이트의 채팅 방으로 오시겠습니까? 주소는 조이헌팅(www.joyhunting.com)입니다.>
박민철이 다시 이메일을 보낸 지 이틀이 되었을 때 최고경영자란 사람의 이메일이 왔다. 최고경영자란 사람은 자기도 조이헌팅에 가입돼 있다고 했다. 박민철은 세상이 참 좁다는 생각이 들었다. 최고경영자란 사람은 저녁 9시 이후에나 시간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화상채팅은 안 된다고 했다. 자기 얼굴이 노출이 되면 안 된다는 이유였다. 자기(최고경영자)가 무슨 대단한 사람인 양 착각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박민철은 알았다는 이메일을 보냈다.
채팅은 저녁 10시 23분에 시작되었다.
박민철 -안녕하세요. 박민철이라고 합니다. ^^;
이인석 -뭐 때문에 저를 찾으셨나요?
박민철 -여전히 자기 이름을 안 밝히시는군요. 더군다나 쌀쌀맞기도 하구요.
이인석 -죄송, 그게 제 스타일입니다.
박민철 -마부스에 대해 글을 남기셨던데 어떻게 된 거지요?
이인석 -마부스는 이미 예언된 사람으로 저는 인물비교분석적용학으로 마부스가 실제로 존재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밝힌 거에 불과하지요.
박민철 -마부스가 정말 있다는 말씀인가요?
이인석 -있다고도 없다고도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입장은 아닙니다.
박민철 -마부스가 있다면 어떤 사람일까요?
이인석 -정말 있다면 그는 악마적인 천재라고 할 수 있겠지요. 천왕성의 기운을 받아 첫 번째와 두 번째 적그리스도보다 뛰어난 두뇌와 말솜씨를 지니고 있을 겁니다.
박민철 -있다면 미친 사람 아닐까요?
이인석 -아니요. 미친 사람은 아닐 걸요. 미친 사람이 미친 짓을 하는 것보다 미치지 않은 사람이 미친 짓을 할 때 더 위험한 법이죠.
박민철 -만나서 얘기할 수는 없을까요?
이인석 -그건 안 됩니다. 이유는 묻지 말아 주세요.
박민철 -그럼 할 수 없죠. 근데 마부스가 있다면 누가 그의 과대망상을 막을 수 있을까요?
이인석 -아마도 한국에서 마부스와 맞설 수 있는 지도자가 나올 겁니다. 타고르도 주시한 나라이니까요. 한국은 홍익인간(弘益人間)의 나라이기도 하지요.
박민철 -마부스는 지금 어디에 있을까요?
이인석 -제 생각으로는 바티칸과 가까운 데서 머물며 때를 기다리고 있을 겁니다. 도둑이 제 발 저리거든요. 아니면 사전답사일 수도 있고요.
박민철 -어떻게 그리 자신만만하게 말씀하시죠?
이인석 -그건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박민철 -아차, 노스트라다무스가 예언한 공포의 대왕이란 누구를 뜻하는지요?
이인석 -공포의 대왕은 사람이 아닙니다. 사람에게 있어 공포의 대왕이 뭘까요. 그건 죽음이겠죠. 죽음으로 해석하면 죽음을 주는 것이 하늘로부터 오고 그 환란을 극복한 지도자를 탄생시켜 그 사람의 발아래 세상이 놓이게 된다는 거죠. 오늘은 이쯤으로 끝냅시다.
박민철 -잠깐만이요.
이인석 -또 물어볼 게 있나요?
박민철 -아니요. 됐습니다. 어쨌든 감사합니다.
채팅은 끝났다. 박민철은 알면 알수록 신기한 사람(최고경영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도대체 어떤 사람일까 하는 궁금증이 커져만 갔다.
6
최고경영자란 사람의 집은 아이파크란 아파트에 있었다. 최고경영자란 사람은 1997년 헤일-밥 혜성이 신기하게도 12별자리를 가리키는 시계침의 역할을 하고 있음을 발견했다. 더군다나 아담, 아틀란티스, 아프리카, 아시아, 유라시아, 아메리카, 오세아니아의 공통점도 발견했다. 다른 게 아니라 아담, 아틀란티스, 아프리카, 아시아, 유라시아, 아메리카, 오세아니아에는 A(a)가 두개 씩 들어 있었다. 유럽만 제외하고 모두 a가 두개씩 들어 있는 것이다. 유럽은 E(e)가 두 개였다. 인류 최초의 사람이라는 Adam도 A(a)가 두 개다. 수백여 가지의 아이디어도 남긴 최고경영자란 사람은 레오나르도 다 빈치와 괴테에게 관심이 많았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와 괴테는 최고경영자란 사람의 경쟁 상대이기도 했다. 좋아하는 연예인은 역시나 이영애(물병자리)였다. 큰삼촌은 영어, 프랑스어, 일본어, 라틴어, 한국어 등 5~6개 국어에 능통했으며 신학박사였고 서울가톨릭대 교수를 역임했으며 박정희 정권시절 청와대에서 두 명의 사제들과 함께 박근혜, 박지만이 있는 자리에서 식사를 한 적이 있었다. 근래에는 탤런트 김혜자씨가 찾아간 적도 있었다. 교황 요한바오로 2세(2005년 선종)의 대학원 후배이기도 했다. 교황 바오로 6세 때는 훗날 영화배우 김지미씨의 결혼식 주례를 한 백남익 신부(훗날 몬시뇰)와 함께 바오로 6세의 양 옆에서 사진을 찍은 적이 있다. 12세기 아일랜드의 대주교였던 말라키아는 바오로 6세를 가리켜 꽃 중의 꽃이라고 예언했다. 큰삼촌의 나이는 정진석 추기경의 나이와 같았다. 이종사촌 누나의 남편은 목사였다. 큰삼촌이 이회창 후보의 할아버지의 장례미사를 집전했기 때문에, 그나마 가깝기로 하면 김대중(토마스 모어) 집안보다 이회창(올라프) 집안에 가까운 상태였다. 그러나 최고경영자란 사람은 김대중을 선택했었다. 서울대가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노무현 때도 마찬가지였다. 현재는 한나라당 당원이지만 말이다. 자기가 대통령을 해도 노무현 보다는 잘 할 거라고 최고경영자란 사람은 생각했다. 노무현이 얼마나 정치를 못하는지 차라리 전두환, 노태우 때가 노무현 때보다 좋았다는 생각을 했다. 어떻게 군사정권보다 정치를 못할 수가 있을까. 엄청 실망이었다. 그는 이인석(李仁石)이란 가명을 쓰고 있었다.
일요일이다. 인석은 대흥동성당으로 갔다. 대흥동성당은 대전에서 가장 오래된 성당으로 1962년에 착공된 성당이다. 유럽의 성당과 비교하면 초라하기 짝이 없는 성당이지만. 성당 마당은 건물들로 둘러 싸여져 있다. 삼군본부는 산으로 둘러 싸여져 있지만. 대흥동성당 신자 중 유명한 사람으로는 심대평 충남도지사가 있다. 주일 때 몇 번 봤다.
인석은 대흥동성당에 도착하자마자 성당사무실로 들어가 경향신문을 펼쳤다. 별 내용 없었다. 요즘 신문들 왜 그렇게 기사가 다 시시한지. 별로 내키지 않았다. 마음에 든 것은 예쁘장한 이영애가 선전하는 휘센 광고였다나 뭐라나.
시간이 되자 인석은 고해성사를 하기 위해 성당사무실을 나와 성당 안으로 들어갔다. 리모델링을 해서인지 성당 안이 괜찮아 보였다. 성모상도 있었고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의 영정도 있었다. 성당 안에 있는 벽시계를 보니 미사가 시작되기 30분 전이었다. 보좌신부가 고해성사를 주고 있었다. 여느 때 같으면 이인하라는 손님신부가 고해성사를 줬는데 이날은 바빴는지 오지 않았다. 고해성사를 하려는 사람들이 많아 미사 시작 5분 전에 고해성사를 겨우 할 수 있었다.
“고해성사 본지 1주일입니다.”
고해소에 들어가 무릎을 꿇은 다음 자기 차례가 되었을 때 인석이 입을 열었다. “별점을 했습니다.” 그리고 다른 죄도 고백했다. 그리고 “이밖에 알아내지 못한 죄에 대해서도 사해 주소서”로 죄의 고백을 끝냈다. 그러자 보좌신부가 입을 열었다. “별점은 미신입니다. 십계명 중 첫 번째 계명을 어기는 겁니다. 더군다나 앞날을 안다고 하여 달라질 것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형제님, 이제부터는 하지 마세요”라고 말했다. 이 말에 인석은 너무 편협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순종하기로 했다. 하긴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고해성사 보고 별점 하고 고해성사 보고 별점 하고 하는 것의 반복이었다. 인석은 별점을 과학으로 자리 잡게 하려고 부단히 노력을 한 사람이었다. 그 결과 조그만 결실을 맺은 상태였다. 인석이 별점에서 인물비교분석적용학을 분리한 이유 중의 하나는 가톨릭의 별점에 대한 금기가 너무 심했기 때문이다. 그럴 때마다 인석은 별점을 하는 게 아니라 인물비교분석적용학을 하는 것이라고 속으로 강변했다.
죄의 사함과 보속을 받은 인석은 고해소를 나왔다. 그리고 미사를 드렸다. 보좌신부가 미사를 집전했다. 오후 5시 미사였다. 오후 5시는 젊은이의 미사였다. 200명 정도의 신자들이 미사를 드렸다. 이번에 부임한 보좌신부는 키가 컸다. 대신 본당신부는 키가 작았다. 성가는 야훼이레란 성가대가 부르고 있었다. 인원은 악기를 다루는 사람까지 합쳐 8명이었다. 남자는 거의 없고 여자가 대부분이었다.
미사 중 십자가를 쳐다보며 인석은 생각했다. 다빈치 코드와 불신자들의 신성모독이 이스라엘의 개종을 앞당길 것이며 중국의 기독교 국교화를 앞당기게 하리란 것을. 어쩌면 다빈치 코드는 시작일 수 있겠구나. 그리하여 쭉정이는 떨어져 나가고 알맹이는 계속 남게 되는 것일까. 결국 서구의 기독교는 약해지지만 이스라엘과 중국은 앞으로 크게 번성하리니. 그렇다. 지하교회가 지상교회로 나올 날이 멀지 않았음이로다. 그리하여 마침내 하르마게돈(아마겟돈)의 전쟁이 카운트다운에 들어갈 것인가. 그렇다면 피조물인 인간이 어떻게 하느님의 진노를 막을 수 있을까. 전 우주의 만유인력도 붕괴를 시킬 수 있는 가공할 힘을 보게 될 것인가. 진노의 날에 전 우주가 흔들릴 것이며 항성과 행성들은 힘을 잃을 것이다. 우주와 우주 밖의 경계마저 무너질 것이다. 그렇다면 태양계만 열외일 것인가.
<황진이라고 별수가 있으랴! 나폴레옹, 칭기즈칸이라고 별수가 있으랴!
가니메드의 파워는 하데스가 맞서리라.
과거에 쓰여진 대로 시작되어 유감스럽게 끝나리라.
토성은 화성이 누르고 화성은 태양이 누르리라. 결국은 시저를 보게 되는 것이리니.>
성체를 모시는 시간이 되었을 때 인석은 성체성사의 의미를 또 생각해 봤다. 예수의 몸과 피를 받아 모심으로서 영적인 것뿐만 아니라 육적인 것으로도 하느님과 일치를 하는 것이라고 인석은 생각했다. 아울러 자식은 부모의 살과 피를 물려받은 존재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하느님은 사람을 자기 친자녀로 하기 위해 육적인 것까지 주시는 것이다. 그리스도의 몸과 피를 받아 모심으로서 하느님인 그리스도의 살과 피를 물려받은 자식이 되는 것이다. 하느님은 전지전능하셔서 동그란 과자(밀떡)를 하느님의 몸과 피로 바꾸실 수 있다고 생각했다. 동그란 과자(밀떡)의 성분을 유지하면서도 말이다. 물론 동그란 과자(밀떡)가 성체로 바뀌기 위해서는 그리스도의 대리자인 사제가 성찬의 전례를 해야만 한다. 그러고보니 루터는 큰 실수를 한 것이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미사가 끝나자 인석은 다시 성당사무실로 갔다. 성당사무실에는 컴퓨터가 두 대 있었다. 복사기도 있었다. 오른쪽 벽에는 태극기가 걸려 있었고 태극기를 기준으로 오른편에는 교황 베네딕도 16세의 얼굴 사진이 액자에 들어있는 상태로 걸려 있었다. 왼편에는 유흥식 라자로 주교의 얼굴 사진이 액자에 들어 있는 상태로 걸려 있었다. 왼쪽 벽에는 십자가와 달력이 걸려 있었다. 긴 의자에는 50대 중반의 아저씨가 앉아 있었다. 긴 의자 앞쪽으로는 직사각형 탁자가 놓여 있었다. 여직원은 여전히 사무를 보고 있었다. 인석은 50대 중반의 아저씨 옆에 앉아 가톨릭신문을 집어 들었다. 교황청과 중국이 주교 임명 문제로 충돌하고 있다는 기사가 실려 있었다. 중국은 교황청이 인정한 주교를 인정하지 않고 정부로부터 공식적으로 인정을 받고 있는 공식교회인 애국회가 서품한 주교를 인정하고 있었다. 인석은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중국은 신벌을 받아 반드시 반드시 분열하게 될 것이란 생각을 했다. 중국은 56군데서 영토분쟁을 하고 있었다. 인석은 요즘도 논란이 되고 있는 동북공정에 대해서도 생각을 했다. 동북공정도 별거 아니라고 생각했다. 이유인 즉, 주변 민족에게 돌아가며 먹힌 중국이 한민족은 호랑도에서만 있었다고 주장하는데 그렇다면 중국을 먹을 그 한두 번의 기회가 한민족에게 여전히 남아 있는 것이다. 중국은 주변 민족에게 한두 번씩 먹히는 나라이기 때문이다. 중국 왈, 한민족은 중국을 먹은 적이 없다고 하니 앞으로 먹어 보자가 될 수 있다. 인석은 동북공정이 실패해도 성공해도 모두 득이 된다고 생각했다. 어느 나라건 한두 번은 강대국이 되는 기회가 있다고 생각했다. 몽골도 그랬고 나라가 아예 지도에서 사라졌던 폴란드도 강대국인 시절이 있었다. 일본은 아니 그러했나. 여진족도 마찬가지이다. 원래 깔끔 떠는 사람이 병에 더 잘 걸리듯 중국처럼 호들갑을 그렇게 떠는 나라 역시 오래 버티지 못한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고구려사, 발해사를 자기들 맘대로 조작해봤자 전 세계의 역사학계와 고고학계가 그걸 인정할까. 역사왜곡 자체가 역사로 자리 잡힐 뿐이다. 일본이 원조고 중국은 짝퉁, 세계사를 기만해봐야 역사의 조롱거리로 남을 뿐이다. 어차피 간도와 연해주, 대마도는 통일한민족의 땅이 되게 되어 있다.
인석은 20분 정도 성당사무실에서 있다 어머니가 일하는 가게로 갔다. 가게는 가톨릭문화회관 건물에 있었다. 가게 이름은 성림상회로 20년이 넘는 동안 그 자리에 있었다. 7평 크기였다. 인석이 가게에 도착했을 때 물건을 사러온 여자가 보였다. 그 여자는 비타500 한 상자를 집어든 상태였다. 인석의 어머니는 돈 계산을 한 후 인석에게 가게에서 일하라고 한 후 자전거를 타고 집으로 갔다. 인석은 텔레비전을 켜고 XTM(34번 채널)이란 채널을 통해 PRIDE란 이종격투기를 시청했다. 데니스 강이 나오지 않아 아쉬웠지만 그럭저럭 볼만 했다. 60억분의 1의 사나이란 표도르가 등장했는데, 표도르는 1분도 안 돼 줄루라는 선수를 이겨버렸다. 줄루는 2미터의 키에 몸무게가 165Kg인 거구였는데 역시나 크로캅의 도전도 물리친 표도르 다웠다.
인석은 러시아를 한국 다음으로 사랑했다. 특히나 러시아 여자를. 마부스 따위가 감히 러시아를 이용하려고 하다니. 미국을 이용할까 러시아를 이용할까 여전히 저울질 하고 있겠지만, 기분 나쁜 것은 매 한가지였다.
7
저승(임보, 고성소)은 천국만은 못하지만 인간 세상보다는 좋은 낙원이었다. 마치 알프스보다도 뛰어난 자연의 세계. 낙태를 당한 태아의 영혼도 예수를 알지 못했던 착한 사람의 영혼도 세상 끝 날까지 있게 되는 장소, 다름 아닌 저승이었다.
라파엘 대천사는 저승에서 공자를 만나고 있었다.
“저 울부짖는 영혼들이 누굽니까?”
산 정상에서, 낙태 당한 태아들의 영혼을 내려다보며 공자가 라파엘 대천사에게 물었다.
“공자님도 아시다시피 낙태를 당한 태아들의 영혼입니다.”
죽임을 당한 배아의 영혼도 있었다. 공자는 자기보다 억만년도 더 나이가 많을 라파엘 대천사가 자기 이름에다 님을 붙이다니 아무리 자기가 겸손하다지만 기분이 매우 좋았다.
“천만 명 넘겠지요?”
“천만 명이 아니라 억만 명입니다.”
공자의 물음에 라파엘 대천사는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그리고 말을 이어갔다.
“낙태를 한 사람은 훗날 자신이 죽인 태아를 보게 될 것입니다.”
“하긴 업보라는 게 있으니까요.”
공자는 라파엘 대천사의 말에 동의했다, 고개를 끄덕이며. 그때 ‘태아 영혼들의 통곡소리’를 듣다 못한, 라파엘 대천사를 따라왔던 수호천사들 중 일부가 동시에 예수에게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었다.
“지극히 높으신 분이시여, 언제쯤이면 저들의 원수를 갚아 주시겠나이까?”
그러자 천계로부터 가공할 만한 음성이 들려 왔다.
“좀 더 기다려라. 낙태를 행한 세상의 말로가 어떤 것인지를. 낙태를 당한 생명들의 숫자가 자기 나라의 현 인구를 능가하는 나라는 내 결코 가만 놔두지 아니하리니.”
예수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소름끼치도록 날카로운 말이 들려 왔다.
“닥쳐라! 그쪽에는 어차피 즐거운 일 아니더냐. 천국의 인구가 늘어서 말이다. 나는 기분이 매우 나쁘다. 낙태가 없었다면 그 중 반 이상이 지옥으로 왔을 텐데 낙태로 인해 지옥으로 오지 못하게 되었으니 말이다.”
무저갱에서 잠시 풀려난 루시퍼는 예수가 하는 일에 사사건건 시비였다. 루시퍼가 풀려난 것은 성경 내용을 이루어지게 하기 위해서였지 루시퍼에게 자유를 준다거나 하는 것은 아니었다.
“계명성이여, 아침의 아들이여, 그렇다면 고해성사를 한 사람을 즉시 죽이면 죄가 아니 되는 것인가! 그 누가 그걸 살인이 아니라고 할 수 있을까! 살인을 하고도 뉘우치지 않는 자의 길은 뻔하다! 더군다나 살인 등 죄악은 그대에게 속한 것이 아니었던가!”
예수가 루시퍼에게 쏘아붙였다.
“.......”
루시퍼는 할 말을 잃었다. 그렇지만 교만한 표정의 얼굴은 변하지 않았다. 루시퍼는 코웃음을 친 후 인간계로 갔다. 더군다나 깔깔깔깔 거리며.
공자는 두려운 마음이 들었지만 한편으로 예수의 생각이 옳다고 생각했다. 낙태는 엄연히 살인이며 살인을 한 자는 그에 따른 벌을 받아야 한다고. 낙태는 저항능력 없는 생명을 무참히 살해하는 저주받을 짓이라고. 그 어떠한 변명도 통하지 않으리란 것을.
공자는 딱 한번 예수를 본 적이 있었다. 예수는 손과 발, 그리고 이마 등에 상처가 나있는 채 잠시 동안 머물다 갔다. 예수는 건장한 남자 하나를 데리고 온 상태였다. 그 역시 손과 발에 상처가 있었는데 예수의 상처와 다른 점은 머리 주위에는 상처가 없었다는 점이다. 공자는 그 당시가 떠올랐다. 빛나는 옷 하며 말 하나하나에 깃들어진 위엄이며. 예수가 한 말 중에 “나는 예수이다. 누가 되었든 천국에 가려면 나를 통하지 않고는 갈 수 없다. 나를 모르고 죽은 착한 사람들을 지옥에 가게 할 수 없어 여기에 왔노라. 나를 믿으면 마지막 날에 구원을 하리로다. 그러나 나를 알면서도 나를 거부한 자는 천국에 갈 수 없다”가 가장 기억에 남았다. 예수는 어린이들의 영혼을 가까이에 두려고도 했다. 공자는 의문이 들기도 했다. ‘어린애들이 무슨 죄가 있어 천국에 들어가지 못할까’ 하는 생각이었다. 공자는 원죄가 무엇인지 알지 못해서 그렇게 생각을 한 것이다.
“저 영혼들을 보살펴도 되겠지요?”
공자가 한참을 생각하다 라파엘 대천사에게 물었다.
“맘대로 하세요.”
공자는 이전부터 자기의 제자들, 그리고 건장한 사람들의 영혼과 함께 낙태당한 태아들의 영혼을 보살피려고 시도해 봤지만 너무 숫자가 급격히 증가해 할 엄두가 나지 않는 상태였다. 그러던 중 라파엘 대천사에게 어렵더라도 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이다. 하긴 놀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
8
인석은 집에 도착하자마자 방으로 들어가 컴퓨터를 켰다. 그리고 인터넷에 들어가 이메일을 검색했다. 박민철이란 사람이 보낸 이메일이 있었다. 이메일을 열어보니 조이헌팅 채팅 방으로 오라고 했다. 인석은 이번에는 마음 내키지 않았지만 채팅 방에 들어가기로 했다.
박민철 -채팅 방에 자꾸 들어오라고 해서 미안합니다.
이인석 -아니요. 미안할 필요 없습니다. (약간 귀찮다는 생각이 들기는 했지만)
박민철 -새로운 정보 없나요?
이인석 -화성이 목성에 접근을 하고 지구에 영향을 주려고 하고 있지요. 또한 지금은 물병궁시대랍니다. 화성은 군신 마르스를 뜻하고 목성은 주피터로 낙관적인 상태를 상징하지요. 그렇게 가면 지구에 엄청난 전쟁이나 엄청난 사건이 일어난다는 겁니다. 마부스가 물병자리라는 것은 이상할 게 없습니다. 더군다나 노스트라다무스도 화성이 엄청난 사건을 일으킨다는 것을 예언했습니다. 특히나 다빈치 코드란 소설과 영화도 사탄의 세력에게 도움을 줬습니다. 픽션이지만 진짜로 믿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허구와 사실을 구별하지 못하다니 참으로 한심하단 생각이 듭니다.
박민철 -다빈치 코드를 어떻게 생각합니까?
이인석 -대훈서적 중앙점(대전)에 들러 읽어는 봤지만 별로 신통한 것 같지는 않습니다. 하긴 영국의 김진명이라고 해야 할까요. 댄 브라운은 1964년 6월 22일(영국 날짜)생이더군요. 게자리 사람은 글 솜씨가 좋지요. 상상력은 김진명씨 쪽에 점수를 주고 싶고 글 솜씨는 댄 브라운에게 점수를 주고 싶더군요. 하여간에 다빈치 코드 때문에 말들이 많은데 저는 그런 내용을 봤다하여 믿음이 흔들릴 사람은 아닙니다. 천억의 천억 제곱 달러를 준다고 해도 예수를 버릴 생각이 추오도 없습니다. 망할 세상보다 차라리 예수에게 올인을 하는 것이 엄청나게 남는 장사를 하는 겁니다. 사실 저도 장사꾼이랍니다. 손해 보는 장사는 안 합니다. 그래서인지 줄도 잘 섭니다. 더군다나 분야는 다르지만 그런 시시한 가설은 백 개도 천 개도 얼마든지 남길 수 있답니다. 블랙홀은 무조건 흡수만 하지 않을 것이며 화이트홀은 무조건 방출만 하지 않을 것이다. 타키온은 공간이 타키온의 질량을 인식하는 즉시 에너지를 감당 못해 타버릴 것이다. 공간이 타키온을 인식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블랙홀, 웜홀, 화이트홀과 중력 그리고 전자기력, 정신에너지는 차원이 증가하면 증가한다. 조울증과 천재성의 상관관계에 대한 고찰, 뭐 이런 가설까지도 무차별적으로. 더군다나 다빈치 코드는 '성혈과 성배', '복음서의 여신'을 거의 표절했더군요.
박민철 -외람된 말씀이오나 정말 똑똑하신 것 같은데 왜 숨어서 있나요? 세상으로 나가 마부스를 막으시지 않고요?
이인석 -예수의 말대로 예언자나 선지자는 자기 고향에서 만큼은 환영을 받지 못하지요. 예수도 그랬고 마호메트도 그랬지요. 예수는 죽임을 당했고 마호메트는 서기 622년 메카에서 메디나로 도망을 쳤지요. 그걸 헤지라라고 하지요. 아랍에서는 히즈라('도주', '이주'라는 뜻)로 부르지만은. 더군다나 석가모니는 또 어떻습니까. 자기 고향에서 만큼은 환영을 받지 못하는 존재입니다.
박민철 -그런가요. 근데 자신이 예수, 마호메트, 석가모니와 대등하다고 생각하는지요?
이인석 -저는 그분들과 대등한 사람이 아니라 그분들을 닮으려고 애쓰는 사람 중 하나일 뿐입니다. 그분들을 따라잡으려면 한참 멀었죠. 여전히 걸음마 단계라고나 할까요.
박민철 -그렇군요.
이인석 -한 가지 더 가르쳐 드릴까요. 혹시나 알파벳 윤회라는 것을 아시는지요?
박민철 -아니요. 처음 듣는데요.
이인석 -A에서 Z까지지요. A는 아담, ... U는 UN, V는 냉전, W는 우먼파워시대, X는 X세대, Y는 Y세대, Z는 마지막 세대이지요. 특히나 마지막 세대를 자르크라고 하지요. 아틀란티스도 결국은 알파벳의 저주를 넘지는 못했겠죠.
박민철 -그런 것도 있었나요. 근데 B에서 T는 어디로 갔나요?
이인석 -B에서 T는 연구 중에 있습니다. 저작권은 저에게 있으므로 건들지 마세요. 헤헤, 농담입니다.
박민철 -그렇군요. 저... 혹시나 파티마 제 3의 비밀에 대해 알고 계시는지요?
이인석 -1981년 5월 2일 더블린에서 런던으로 가는 아일랜드 항공기에서 웃기는 하이재킹이 발생했었지요. 비행기를 납치한 오스트레일리아 출신의 로렌스 다우니란 53세의 수사가 요구한 사항은 “바티칸은 파티마 제 3의 비밀을 세상에 공개하라”는 것이었습니다. 아사히(朝日)신문에서도 기사화 되었지요.
박민철 -그게 아니고요. 파티마 제 3의 비밀이 뭔지요? 이게 궁금합니다.
이인석 -제가 민철님의 질문을 좀 이해하지 못한 것 같네요. 죄송합니다. 파티마 제 3의 비밀은 교황 요한바오로 2세에 대한 암살 기도였습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교황은 죽지 않았습니다. 초자연적인 힘이 개입이 된 것일까요. 교황이 죽었다면 큰 파국을 일으켰을 텐데 하늘나라에서 누군가가 하느님께 최후의 심판을 연기해달라고 요구하는 것 같습니다. 그게 누구일까요. 그러나 그런 요구도 한두 번이지 세 번째는 연기를 하기 힘들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더나가 파티마 예언은 제 1차 세계대전에 대한 제 2차 세계대전에 대한 공산주의에 대한, 교황 요한바오로 2세에 대한 암살 기도에 대한 것입니다. 파티마 예언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제 1차 세계대전은 20세기 초기 제 2차 세계대전은 20세기 중기 교황 요한바오로 2세에 대한 암살기도는 20세기 후기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물론 냉전시대의 경우는 초중후반을 다 아우르지요. 결국 성모 마리아의 예언은 20세기 ‘전, 중, 후’를 다 포함한다는 겁니다. 그러므로 21세기에 성모 마리아가 발현해 또 다른 파티마식 예언을 할 것이란 예측도 해 볼 수 있습니다. 성모 마리아가 어느 나라에 와서 계시를 전할지 그건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이번이 마지막 경고가 될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이런 제 생각이 기우에 그치기를 바랄 따름입니다.
박민철 -혹시나 우리나라(COREA)가 아닐까요. 요한계시록에도 있잖습니까. 해 뜨는 곳에서 천사가 도장을 가지고 올라오고 있었다고요.
이인석 -그럴지도 모르지요. 하지만 중국이 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성모 마리아가 발현하였다 하면 공산당은 망합니다. 성모 마리아의 중국발현은 중국을 크리스챤의 나라가 되게 할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과탈루페 성모발현처럼 말입니다. 공산당은 물론 박해를 가하려고 하겠지만 인간이 어떻게 하느님이 하시는 일을 막을 수 있을까요. 서양 기독교의 몰락이 중국의 크리스챤 증가로 매꿔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물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이지 진짜로 그렇게 된다는 확신은 아닙니다. 한국에서는 나주 하는 자들이 있는데 사이비 놀음과 다를 바 없습니다. 저가 알기로 성모 마리아는 아직 한국에 발현한 적이 없는 걸로 압니다. 저는 내일 꽃동네를 가야 하니 이만 줄이겠습니다. 자야 하거든요.
박민철 -그렇게 하세요.*^^*;
채팅 창을 나온 인석은 박민철이란 사람이 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된 일인지 비밀로 해야 할 얘기마저 해버리는 경우가 다 있다니. 그래도 뉴욕은 산산조각 나고 할리우드는 불에 타고 일본은 침몰하고 중국은 분열하고 하는 시시한 얘기 따위는 하지 않은 것을 다행으로 생각했다. 사실, 인석은 100여 가지가 넘는 예측을 한 상태였다. 인석은 예언이라고 하지 않고 예측이라고 했는데 예언은 베드로의 세 번 예수를 모른다처럼 반드시 이루어지는 것이고 예측은 틀릴 수도 있음을 전재로 하고 있었다.
인석이 얘기하지 않은 내용도 있었다. 물론 박민철이란 사람이 질문을 하지 않아서였지만. 인석은 이스라엘이 개종을 한 후 크나큰 시련에 직면했을 때 대천사 미카엘이 나설 것이란 사실도, 이는 마치 잔다르크와 프랑스를 연상시킬 것이란 사실도, 666에 대해서도 얘기해 주지 않았다. 더군다나 프랑스와 나폴레옹의 관계, 독일과 히틀러의 관계, 마부스와 러시아의 관계에 대해서도. 즉, 프랑스는 황소, 사자 => 나폴레옹은 사자자리, 독일은 양, 전갈 => 히틀러는 양자리였다는 사실도. 러시아는 물병, 전갈, 미국은 물병, 쌍둥이란 사실도. 마부스는 물병자리. 미국 대통령 사후 흑인들이 눈물을 흘린 세 명 대통령의 비밀도. 그리고 레이건에 대해서도. 이렇게 하면 마부스에 대한 중요한 수수께끼 중 하나가 풀린다는 사실도 얘기해 주지 않았다. 나폴레옹은 수백만 명의 사람들을 저승으로 보냈고 히틀러는 몇천만 명의 사람들을 저승으로 보냈고 마부스는 억 단위로 사람들을 저 세상으로 보낼 것이란 사실도. 백만, 천만, 억대, 무슨 수열처럼 죽이 잘 맞는다. 마부스는 세계 지배를 위해서라면 얼마든지 사람을 희생시킬 수 있는 사람으로 변해가고 있으리란 것도 얘기해 주지 않았다. 129 얘기는 마부스에게는 안 먹혀들 거란 사실도. 129 얘기는 인터넷에 많이 돌아다니고 있는데 다음과 같다.
<세계의 역사를 논하는 데 있어서 빠질 수 없는 인물이 있는데 바로 히틀러와 나폴레옹이다. 그런데 두 사람은 서로 닮지 않은 것 같으면서도 많은 점에서 서로 닮아 있음을 알게 된다. 두 사람 모두 세계 제패를 꿈꿨으며 러시아에서의 패배로 그 꿈을 이루지 못했다. 머리 스타일도 같다. 또 키가 작은 것에 대해 콤플렉스를 느끼고 있었다.
또한 세기의 예언자인 노스트라다무스는 나폴레옹의 출현을 예견하면서 그를 제 1의 반기독교적 인물이라고 했고, 히틀러를 제 2의 반기독교적 인물이라고 했다. 그 밖에도 여러 가지의 점에서 기묘할 정도로 일치되는 점이 많다. 특히 '129'라는 숫자에 연관된 사실들은 소름끼치도록 더욱 그러하다.
나폴레옹이 정권의 기회를 잡기 시작한 프랑스 혁명이 일어난 것은 1789년이고 히틀러가 나치스당의 결성을 결심한 독일 혁명은 1918년에 일어났다. 그 연대 차이는 정확히 129년이다.
나폴레옹이 쿠데타로 정권을 획득한 것이 1799년이고 히틀러가 이끄는 나치스당이 의회에 등장한 것은 1928년이다. 이 연대 차이 또한 129년이다. 나폴레옹이 황제가 된 것은 1804년이고 히틀러가 총통이 된 것은 129년 후인 1933년이다. 그리고 나폴레옹의 러시아 원정이 1812년이고 히틀러가 러시아를 침공한 것은 1941년인데 이 연대 차이도 정확히 129년이다.
나폴레옹은 1815년에 워털루 싸움에서의 패배가 몰락의 결정적인 원인이 되었고 히틀러도 1944년 연합군의 노르망디 상륙을 막지 못해 몰락의 결정적인 원인이 되었는데 그 연대 차이 또한 129년이다.
나폴레옹이 죽은 것은 1821년의 일이다. 그런데 히틀러가 베를린의 한 벙커에서 자살하지 않고 도망쳤다는 일설이 있는데 1950년에 아르헨티나의 마르 델 플라타 근교에서 죽었다고 한다. 그리고 만약 이 설이 맞는다면 그 연대 차이도 129년이다. 129라는 숫자 속에 어떤 비밀이 있는 것은 아닐까? 기묘한 일이다.>
이 글에 보탤 게 있는데 나폴레옹은 사자자리이고 히틀러는 양자리라는 사실인데 별점에서는 사자자리, 양자리 모두 불의 별자리라고 한다. 이들을 적그리스도로 예언한 노스트라다무스는 사수자리인데 사수자리 또한 불의 별자리이다. 나폴레옹, 히틀러, 노스트라다무스는 모두 각각 불의 별자리인 셈이다.
어쨌거나 ‘핵전쟁을 일으킨다는 마부스의 존재 가능성 증명’이란 글을 인터넷에 올려놨지만 인석은 은둔자처럼 세상을 그저 담담하게 바라보고 싶을 뿐이었다.
9
“로마는 언제 봐도 정말 멋지군.”
6층에 머물고 있던 마부스가 로마의 전경을 보며 혼잣말 했다.
“로마시대의 유적이 많아서 그럴 겁니다.”
제베데스가 거들었다.
“저런 도시가 쑥대밭이 된다는 것에 조금은 아까운 생각이 드는군.”
“......“
제베데스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AD64년에 로마를 휩쓸었다던 대화재가 갑자기 떠올랐다. 네로는 화재 후 로마를 그리스 식으로 재건했었다. 바티칸과 함께 멸망한 후 로마는 어떤 식으로 재건이 될까.
“아깝다는 생각조차 사치에 불과한 것 아니오?”
뒤 돌아서며 마부스가 제베데스에게 물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제베데스가 고개를 끄떡였다.
“근데, 바티칸이 여전히 눈치를 채지 못했소?”
“그럼요. 당신의 존재도 눈치를 못 챘습니다. 눈치는 바티칸과 메디나 사이에 엄청난 일이 발생한 후가 되겠지요. 아시다시피 모든 것은 바티칸에서 시작됩니다.”
제베데스는 약간 도취가 되었다. 마치 히틀러가 자기의 주장을 펼친 후 도취가 되었던 것처럼. 그런 제베데스는 마치 히틀러의 충복이었던 괴벨스를 연상시켰다. 마부스는 만족한다는 표정을 지으며 입을 열기 시작했다.
“나는 칭기즈칸과는 다를 거요. 칭기즈칸의 가장 큰 실수가 뭔지 아시오? 그건 기독교와 이슬람교를 쓸어버리지 못했다는 거요. 한 놈도 살려두지 말았어야 했는데. 칭기즈칸은 호라즘을 칠 때도 너무 관대했소.”
마부스의 진지한 말에 제베데스는 겁이 나기도 했다. 자기보다 더하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근데 메카와 메디나를 핵미사일로 날려 버리는 것도 좋은 생각이지만 돼지 피로 도배를 해버리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요?”
제베데스가 의기양양하게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그것도 좋은 생각이지만 그 정도의 돼지 피를 구하려면 시간이 꽤 걸릴 거요. 더군다나 사우디아라비아 공군도 그리 만만치 않소. 격추 안당하면 다행이오. 그리고 제베데스, 너무 앞서나가지 마시오. 우리에겐 앞으로 몇 년의 시간이 더 필요하오. EU와 러시아에 우리의 사람들을 완전히 심어 놓기 위해 몇 년의 기간이 더 필요하오. 이번 기회에 미국도 완전히 쓸어버립시다.”
마부스가 강한 어조로 말했다.
당황한 제베데스는 괜히 말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베데스는 화장실로 가서 거울에 비친 자신의 잘생긴 얼굴을 보며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빌어먹을. 꼭 핵무기를 사용해야만 하는 것일까. 미사일을 돼지 피로 칠한 다음 십자가를 건 다음 메카와 메디나를 강타해도 나쁠 건 없을 텐데. 아니면 오사마 빈 라덴이 명했던 수법대로, 아랍 비행기를 하이재킹 해 메카와 메디나에 박아 버리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인데. 무슨 방법으로든 기독교와 이슬람교가 피터지게 싸우다가 둘 다 끝장나면 되는 것 아닌가.”
제베데스는 흥분을 하고 있었다. 제베데스는 자존심이 꽤 강한 사람이었다. 그래서인지 스트레스를 이런 식으로 풀기(?)도 했다.
“제베데스!”
작은 목소리로 대화를 했던 마부스가 이번에는 큰소리로 제베데스를 불렀다. 제베데스는 수도를 틀어 물로 얼굴을 한번 축인 다음 마부스 곁으로 갔다.
“이젠 떠날 시간이 되었소.”
오사마 빈 라덴도 사용했던 샘소나이트 가방을 들은 마부스가 제베데스에게 말했다.
“어디로 갈 겁니까?”
“러시아로 갈 생각이오. 핵탄두와 미사일을 확보하기 위해서요.”
마부스는 소련의 해체 후 핵 관리가 소홀한 틈을 타 유출되었던 핵무기가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시간이 많이 지났지만 마부스는 그 핵무기에 여전히 눈독을 들이고 있었다. 그 핵무기가 없다면 자체적으로 만들 수밖에 없었다. 자체적으로 만든다면 불발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런 생각은 마부스의 고민거리였다.
“직접 갈 필요가 있을까요?”
“오너는 영업사원이란 말이 있소. 오너가 직접 뛰어야 밑에 사람들이 더 잘 따르지 않겠소. 더군다나 러시아에 인맥을 만들기 위해서는 필히 가지 않을 수 없소. 물론 나 혼자 가는 건 아니오. 우리 아칼리브에 속한 경제인들도 갈 것이요.”
“그렇군요.”
제베데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마부스는 호텔을 나와 러시아로 갔다. 러시아로 갈 때는 전용기를 불렀다. 2억 5천만 달러를 주고 산 에어버스 기종이었다. 조종사는 모두 40대의 남자로 아칼리브 상급회원이었다. 한 사람은 턱수염이 인상 깊었고 또 한 사람은 각진 턱이 인상 깊었다. 에어버스 전용기에는 아칼리브 소속 기업인 4명도 타고 있었다. 기업인이라고 해봐야 모두 레이더스였다. 기업사냥으로 이름이 알려진 인물들이었다.
10
상트페테르부르크는 푸슈킨이 유럽을 향한 얼굴이라고 말했듯 유럽의 기운이 많이 흐르는 도시로 소련이 해체되기 전에는 레닌그라드라고 불렸다. 1703년 표트르 대제에 의해 건설된 러시아 제 2의 도시로 86개의 강과 운하, 그리고 101개의 섬이 365개(교외까지 포함하면 623개)의 다리로 연결된 물의 도시이기 때문에 북방의 베네치아, 제 2의 암스테르담으로 불리기도 했다. 곳곳에 들어선 공원, 광장, 궁터 그리고 질서정연한 도시계획 때문에 '북쪽의 파리'라고도 불렸다. 러시아의 북서부 끝에 있으며 모스크바에서 북쪽으로 약 640㎞ 떨어져 있다.
상트페테르부르크를 거점으로 하는 마피아 보스인 이바노프는 러시아 군부와도 연이 닿아 있다. 그의 키는 160센티의 단신이지만 부하들을 다루는 재주에 있어서는 아주 비상했다. 등소평처럼 말이다. 더군다나 여타 인맥도 강해 원하기만 하면 탱크가 되었든 미사일이 되었든 얼마든지 구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
“꿈이 엄청 뒤숭숭 했어.”
이바노프가 침대에 누워 있는 채로 두 번째 부인인 베레즈나야에게 말했다.
“무슨 꿈인데요?”
잠에서 깬 베레즈나야가 침대에서 일어나며 물었다.
“그게 그게... 무슨 꿈인지 기억나지 않아.”
이바노프가 머리를 쥐어뜯었다.
“잊어 버려요. 그깟 꿈 따위에 신경 쓸 필요 없잖아요.”
“하긴 그래.”
이바노프는 정신을 가다듬었다. 그리고 다시 잠들었다.
베레즈나야는 아침식사를 준비했다. 시계는 '6:40 AM'이라고 되어 있었다. 베레즈나야는 이바노프와 결혼해 1남 2녀를 두고 있었다. 전처의 소생인 아이들까지 합하면 3남 2녀였다.
이바노프는 무기, 마약, 매춘, 암살 중 무기 밀매로 큰돈을 벌었다. 돈세탁은 스위스 은행에서 하고 있었다. 이바노프는 체첸마피아를 통해 알카에다에 SA-16이란 견착식 지대공미사일(MANPADS)을 넘긴 적도 있었다. 그러나 이바노프는 그 사실을 철저하게 숨겼다. 증거가 남지 않아 그저 추측으로만 남았을 뿐이다. 그래도 이바노프의 무기밀매에 대해서는 해외에서까지 기사화 된 적이 있었다. 이지스 킬러인 3M-82 모스키트(Moskvit) 대함미사일을 이란에 넘기려던 시도가 재수 없게도 들통이 난 것이다. 그때는 자신의 오른팔이자 부보스였던 안드레이코프에게 사건을 일임하고 해외에서 한동안 잠수했었다. 마부스 역시 그 기사를 본 사람 중 하나였다. 마부스는 그 기사를 보고 ‘잘하면 핵무기를 쉽게 얻을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했다. 마부스는 미 상원 정보활동위원회의 보고서 내용도 알고 있었다. 러시아 마피아의 주 타깃이 1,500개의 전술핵탄두에 있다는 보고서 내용이었다. 독일 정보기관(BND)의 주장도 만만치 않았다. 러시아에서만 300여건의 핵 분실 사고가 일어났다고 주장했다. 마부스는 300여건의 핵 분실이란 거에 쾌재를 불렀다. 마부스가 원하는 핵은 전술핵이든 전략핵이든 상관이 없었다. 기독교와 이슬람교가 박살나면 그만이니까. 그 후로 사람들이 기성종교에 아무 것도 바라지 않게 되면 될 뿐이니까.
화창한 오후, 이바노프는 상트호텔 카지노에서 바카라라는 겜블을 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돈을 땄는데 지금은 2만 달러를 잃은 상태였다. 오늘따라 왜 그렇게 바카라가 안 되는 것일까. 뒤숭숭한 꿈 때문일까. 주위 사람들은 잘만 하는데 말이다. 바카라를 하지 말고 포커나 해볼까. 결국 이바노프는 딜러를 바꿔 달라고 주임에게 말했다. 바뀐 딜러는 키가 작았지만 얼굴은 여느 모델 못지않았다.
이바노프는 하우스를 상대로 바카라를 하고 있었다. 하우스는 뱅커였고 이바노프는 플레이어였다. 이바노프는 천 달러 칩을 플레이어에 놨다. 그러자 딜러가 카드를 돌렸다. 이바노프가 보니 5, 7이 나왔다. 5, 7이니 합계가 12, 결국 2가 되었다. 그래서 한 장을 더 받았다. 고민이다, 하우스 쪽은 뭐가 나왔을까. 마침내 딜러는 “플레이어”라고 말하며 이바노프의 손을 들어줬다. 이바노프는 8이었고 하우스는 7이었다. 그래서 2천 달러를 받았다. 이바노프는 여전히 돈을 잃은 상태였지만 본전치기를 했다는 생각을 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프로는 앉을 때와 일어날 때를 아는 법이다. 그리고나서 이바노프는 포커판이 벌어지는 곳으로 구경을 갔다. 그는 부하 세 명을 데리고 온 상태였다. 세 명이 테이블이 있는 의자에 앉아 포커를 하고 있었다. 남자 둘에 여자 하나였다. 남자 하나는 잠바 차림에 콧수염을 기른 상태였다. 또 다른 남자는 양복을 입고 있었는데 기업을 운영하는 사람으로 보였다. 여자는 중년의 나이로 보였는데 꽤나 복부인 스타일이었다. 아니면 남편을 잘 만난 것일까.
‘여자가 이길 것 같은데’, 이바노프가 속으로 말했다. 여자는 트리플을 들고 있었는데 잘하면 마지막 히든카드에 의해 포커가 될 수 있었다. 남자 둘은 마지막 히든카드에 따라 스트레이트, 플러쉬가 될 가능성이 컸다. 양복을 입은 남자는 이바노프가 신경이 쓰이는지 “다른 곳으로 가주시면 안 되겠습니까?”라고 정중하게 말했다. 하지만 이바노프는 그에게 “신경 쓰지 맙시다”라고 말한 후 자리를 지켰다. 양복을 입은 남자는 이바노프의 성질을 익히 들어 알고 있던 사람이라 더 이상의 말은 하지 않았다. 역시이바노프의 생각대로 여자가 이겼다. 다른 사람들은 트리플로 못되었다. 여자는 이바노프가 생각한 대로 포커였다. 이바노프는 계속 구경을 했다.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이바노프의 애니콜 핸드폰이 울렸다. 이바노프는 한적한 곳으로 가서 전화를 받았다.
“누구야!”
큰소리로 이바노프가 물었다.
“카르첸코입니다.”
중간보스인 카르첸코가 대답했다.
“건장한 남자가 보스를 만날 수 있느냐고 물었습니다.”
“어떻게 생긴 자야?”
“자칭 다국적 기업가인데요.”
카르첸코는 마부스가 시킨 대로 대답을 했다. 카르첸코는 이미 마부스가 준 20만 달러에 매수가 된 상태였다. 일이 성사가 되면 20만 달러를 더 받기로 했다. 마부스는 같이 온 사람과 함께 있었다. 이바노프는 만나보고 싶지 않았지만 다국적 기업가가 왜 자신을 찾는지 궁금했다. 그래서 일단 만나보기로 마음먹었다. 만난다고 손해 볼 일은 없으니까 말이다.
11
음성 꽃동네는 오옹진 신부가 개설을 한 사설 사회복지시설로 충북 음성군 맹동면 인곡리 산 1-45번지에 위치해 있다. 1976년 11월에 설립된 꽃동네는 걸인·무의탁 심신장애자 등의 요양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약 1만평의 부지에 정신요양원, 부랑인요양원, 애덕의 집, 환희의 집, 노인요양원 등 부대시설이 들어서 있다.
어르신, 장애인, 아동 등 다양한 사회복지대상자들이 함께 어울려 생활하는 곳이기 때문에 봉사를 하러 가려면 먼저 어느 곳에서 봉사를 할지 미리 정해야 한다. 만약, 장애인에 관련해 봉사를 하고 싶다면 일단 전화를 해서 봉사자담당 선생님을 바꿔달라고 한 후 장애인에 대한 봉사를 하고 싶다고 말한 후 원하는 날짜와 시간을 말하고 꽃동네와 조정을 해야 한다. 그리고 연락처를 남겨두고 반드시 약속한 날짜에 가야 봉사를 할 수 있다. 음성 꽃동네 전화번호는 043-879-0100~3이다.
인석이 꽃동네에 입구에 들어서자 최귀동 할아버지의 조각상과 다음과 같은 문구가 보였다.
‘얻어먹을 수 있는 힘만 있어도 그것은 주님의 은총입니다.’
최귀동 할아버지는 충북 음성군 금왕읍에서 부잣집 아들로 태어난 사람이다. 일제 징용에 끌려가 몸은 병들어 있었고 집안은 풍비박산이 나있는 상태였다. 하는 수 없던 최귀동 할아버지는 무극천이란 다리 밑에 거적을 치고 걸인이 되었다. 그 후 40년 동안 남는 밥만 구걸해 자기보다 못한 걸인들을 보살피며 살았다. 그러다 오옹진 신부님을 만나게 되고 함께 꽃동네를 세웠다.
인석은 노인요양원 1층에서 있었다. 노인요양원은 3층 건물이었다. 각 방에는 각각 열 명 남짓한 분들이 앉아있었다. 텔레비전도 보였다. 장기를 두는 분도 보였는데 주위로 할아버지들이 모여 있었다. 인석은 소변 통과 대변 통을 가지고 잘 움직이지 못하는 분들의 대변과 소변을 치워드렸다. 다른 일일 봉사자들도 마찬가지였다.
인석은 생각했다. 하늘나라에는 정의의 여신상이 들고 있는 저울 같은 게 있어 악으로 쏠리면 인류의 파멸이 되고 반대편으로 쏠리면 인류의 지속이 되고. 악과 선이 균형을 이뤄도 역시나 멸망을 하지 않는 상태로 지속되고. 타락한 세상은 그 저울을 인류의 파멸로 기울어지게 한다는 것을. 결국은 남을 위해 희생하는 사람들로 말미암아 세상은 멸망하지 않고 지속이 되는 것이란. 악한 사람들 역시 착한 사람들의 덕을 보는 것이라고. 세상에 악한 사람만 있다면 소돔과 고모라처럼 멸망당하는 일 밖에는 없을 거라고.
그래서인지 인석은 더욱더 봉사를 열심히 하려고 했다. 어디 한번 해보자. 악이 보태져 멸망으로 천칭저울이 완전히 기울어질지 아니면 선이 보태져 인류의 존속으로 전계가 될지. 세상은 마더 데레사 같은 사람을 필요로 한다. 세상 자체도 멸망당하기 싫은 것이다. 하긴 멸망당하지 않으려고 봉사를 하는 것은 웃기는 노릇이지만 말이다. 진실 된 사랑이 결여될 수 있고 말이다. 그래도 하는 수 없는 것이다.
“할아버지 안마 좀 해드려도 될까요?”
인석이 자세를 낮추며 할아버지한테 물었다.
“아냐, 됐어”
할아버지는 고개를 저었다.
인석은 생각했다. 친할아버지는 자기가 태어나기 전에 돌아가셨고 외할아버지는 자기가 태어난 지 1년 만에 돌아가셨다. 그래서인지 노인 분들을 보면 친할아버지와 외할아버지가 떠오른다. 물론 돌아가신 분만이 아니라 뇌졸중과 당뇨로 고생을 하는 큰삼촌도 떠오른다.
“더 잘해 드려야지.”
인석이 작은 소리로 혼잣말을 했다.
“젊은이, 나 밖에 나가고 싶은데 도와 줄 수 있어?”
다리가 거의 없는 백발의 할아버지가 인석에게 물었다.
“예, 도와드려야죠.”
인석은 밖에 나가 휠체어를 방문 앞에 대령했다. 그리고 할아버지를 있는 힘껏 들어 휠체어가 있는 곳으로 가 휠체어에 실어 드렸다. 그리고 건물 밖으로 나갔다.
“나에게도 자네 같은 손자가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할아버지가 탄식을 했다.
“할아버지 고향이 어디세요?”
“내 고향, 꽃동네야. 하긴 태어난 곳은 원산이지만.”
“월남하신 건가요?”
“물론이지. 나는 국민학교 3학년 때 가족을 따라 월남을 했지. 공산당 놈들이 얼마나 지독한지 상종을 하기 싫더라고. 이젠 그 당시 일도 가물가물 해. 치매가 오는지 말이야. 늙으면 죽어야지 별 수 있겠어.”
할아버지는 갑자기 우울한 표정을 보였다.
“아니에요 할아버지, 아직도 정정하신데 무슨 그런 말씀을 하세요.”
“그럴지도 모르지만, 자네도 늙어 보면 알아.”
인석은 휠체어를 밀며 이곳 저곳 돌아다녔다. 할아버지는 만족스럽다는 표정을 지었다.
“젊은이, 이젠 됐어. 방으로 돌아가고 싶어.”
할아버지 말씀에 인석은 휠체어를 밀며 노인요양원 건물로 들어갔다. 복도를 봉걸레로 청소하는 여자 봉사자도 보였다. 인석은 할아버지가 있던 방으로 할아버지를 데려다 드렸다. 그리고나서 걸레로 방청소를 하기 시작했다. 방청소를 하는데 10여분 정도가 소모되었다. 정신없이 하다 보니 이마에 땀이 배어 있었다. 같은 일의 반복이라 어렵지는 않았다.
전에도 꽃동네에 온 적이 있었다. 그때는 같은 성당 청년들과 함께 왔는데 그때도 노인요양원에서 봉사를 했었다.
점심시간이 되었다. 인석은 팔을 잘 못 쓰는 할아버지에게 직접 숟가락을 들고 밥과 반찬을 입에 넣어 드렸다. 나이만 드셨지 애기와 별 차이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늙으면 애기가 된다더니. 하긴 팔을 잘 못써 그렇지만 말이다. 오후에도 오전처럼 소변을 치워 드렸다. 소변 통을 가져다 화장실에 쏟으면 되었다. 할아버지를 목욕시켜 드려야 했는데 인석은 이 봉사는 빠졌다. 후회가 되었다.
여전히 장기를 두는 할아버지 두 분 주위로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훈수를 두고 싶었지만 하지 않았다. 괜히 뭐한 소리를 듣느니 아예 하지 않는 편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
봉사는 오후 4시까지 했다. 차를 노치면 안 되기 때문이었다. 인석은 자가용이 없었다. 버스를 타고 대전으로 가야했다. 인석은 남자 담당자한테 간다고 하고 꽃동네를 나섰다.
대전에 도착한 인석은 동부고속터미널을 나왔다. 보람찬 하루였다는 생각을 여전히 하며 말이다. 그때 여자 둘이 다가왔는데 그 중 한 여자가 “혹시 도에 대해서 아세요?”라고 인석에게 물었다. 전에도 여러 번 들었던 말이었다. 격암유록이 어쩌고 개벽이 어쩌고 뻔했다. 자기들 말을 안 들으면 조상이 어떻게 되고 가족이 어떻게 되고. 천하의 법정 스님도 남에게 도 닦으라는 말은 함부로 하지 못할 텐데 새파랗게 젊은 것들이 무슨 도를 안다고 그렇게 나오나. 성질나는데 격암유록 박살내봐. 고작 한 달 분량도 안 되는 격암유록 따위가 무슨 대단한 예언서라고. 완전 개벽구라설. 인석은 그런데 관심이 없다며 뿌리치고 갈 길을 갔다. 인석이 아는 형은 따라갔다가 몇 만원 날렸다고 한다. 인석은 한 번도 그런데 따라가 본 적이 없다. 어떤 남자는 3류 잡지까지 들이대며 같이 가자고 하기도 했는데 그런데 이끌리는 사람은 정말 한심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좋은 하루였는데 별것도 아닌 사람들이 망쳐 놓으려 하다니.’
인석은 집에 도착하자마자 컴퓨터를 켜고 인터넷에 들어가 여러 사이트의 자유게시판에다 다음과 같은 글을 남겼다. 글 제목은 ‘격암유록, 원효결서, 송하비결 등 사이비 예언서에 속지 말아야’였다. 몇 년 전에 작성한 글이었다.
<원효결서를 가지고 설치는데 무지(無知)가 무서운 법이다. 그걸 정말 원효가 썼다면 그걸 발견한 사람은 도굴범이나 다름없다. 먼저 문화재 관리국에 알려야 하는 게 순서가 아닐까. 정말 원효가 썼다면 그 당시의 종이 질도 알 수 있게 해주고 원효의 수준도 알 수 있게 해주므로 국가의 보물이 아닐 수 없다. 이순신 장군께서 남기셨다는 ‘난중일기’는 국보 제76호로 지정되었거늘 난중일기보다 훨씬 더 오래된 진귀한 책이 국보가 되지 말라는 보장이 없다.
그런 국보급 문화재가 손상되면 어떻게 하려고 개인이 가지고 다니는 것일까. 국보급 문화재의 발견은 뉴스에도 신문에도 나온다. 세계적 보물 수준은 세계적인 관심거리다. 문화재를 돈으로만 따지려고 하는 것에 동의할 수 없지만 그런 문화재를 오늘날의 가격으로 따지면 얼마나 될까. 몇억, 몇십억 정도 될까. 진짜라면 도둑이 아닐까. 원효결서가 진짜라면 TV쇼‘진품명품(KBS2)’이란 TV프로에도 참여할 수 있겠다. 격암유록, 송하비결도 마찬가지이다.
그런 수준에 말려드는 사람 중, 좀 배웠다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 말려드는 이유는, 창의성을 무시당한 채 지식의 기술적인 측면만 강조하는 수준을 배웠으니 조금만 옆으로 돌려서 생각하면 말려들지 않을 사기에도 말려든다. 텍스트를 기계적으로만 받아드리니 어이없는 상태가 발생한다. 한국의 획일교육제도는 가짜 예언서에 속는 수준을 무제한적으로 키워낼 수 있다. 한국인이 사기에 약한 이유는 한국의 교육제도에도 원인이 있다.
송하비결을 비롯해 남사고(격암유록), 원효(원효결서)까지 이용해 먹었으니, 이제는 이순신 장군도 이용하려고 하겠다. 간단하다.
① “이럴 수가요. 이순신 장군께서 쓰신 예언서가 이순신 장군께서 맨 처음 묻혀 있던 장소에서 나오다. 이순신 장군께서 쓰신 상태. 그 이름 유명하리라 ‘순신혈서(舜臣血書)’, 이순신 장군의 피로 쓰여 진 태(太)예언서. 아싸 아싸 똥싸, 시원해. 이런 예언서가 있으면 나와 보라 해. 한국의 16세기부터 한국의 21세기까지 확실히 보여주는 책. 한 번 와서 봐. 필사본만 남기고 원본은 태워 버렸어!”
② 사람들이 가서 보니 필사본에 한문으로 다음과 같이 쓰여 있더라. (중도생략) ‘一千九百五十年, 호랑이 모양의 땅에서 사는 사람들이 피를 많이 흘리며 싸운다. 아주 거대한 물체가 다가와 사람들을 깔아뭉갠다. 이상한 바퀴가 달려 있다. 남쪽에 사는 사람들은 처음에는 완전히 속수무책이다. 정말 원통하다. 원통 절구통, 절구통 원통 아싸. 당연한 소리. 나는 당연한 소리만 해. 한문을 쓰니 어렵도다. 훈민정음으로 하자. 1970년대에는 고통이 많다. 朴으로 시작되는 지도자가 평생 해먹으려고 한다. 이에 저항이 만만치 않으리라. (중도생략) 1988년에 세계의 사람들이 호랑이 모양의 땅으로 모여든다. (중도생략) 1997년 후반, 호랑이 모양의 땅에서 어려운 일이 발생한다. 몇 년 간다. 여자는 몸을 버리고, 남자는 거지가 되리라. 후손들아, 무차별 예언자 이순신 장군의 뜻을 받들어 필사적으로 막아야 한다. 1998년에 내가 미리 알려 준다. 왕 짜증. 정말 예언 못해 먹겠네. 역시 예언은 어려워. 심심해. 이럴 때, 여자 가슴이라도 만질 수 있다면. 무천도사에게 몇 수 배우다. 드래곤볼을 너무 많이 봤나! 더한 데까지는 바라지도 않아. 짤나라 짤나라. 어떻게든 말려들게 하면 목적을 달성하는 거다. 1980년대 후반에 드래곤볼이 한국에 출현하리라. 2002년에 한국과 일본에서 큰 행사가 있으리라. 2010년에 남쪽과 북쪽이 통일을 하게 되리라. 2026년에 통일한국과 중국 사이에 큰 전쟁이 터지리라. 그리하여 간도를 찾아오리라. (중도생략)’
이럴 수가!, 그 당시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국가 명(한국, 일본, 중국), 이순신 장군께서 ‘한국’과 ‘일본’, ‘중국’이란 나라 이름을 아시다니 정말 이럴 수가!! 상상을 초월하지요. 장군 이순신의 예언은 이렇게 상상을 초월한다. 한국에 이런 예언서가 있다는 게 후손들은 정말 영광스럽겠다.
③ 이순신이란 이름이 쓴 후, 이순신 장군이 맨 처음 묻혀 있던 장소에 묻은 후로 파서 꺼내면 이순신 장군이 맨 처음 묻혀 있던 장소에서 나온 이순신의 저서가 된다. 뭐가 사기!? 사기는 아니다. 내가 언제 진짜 이순신 장군이 썼다고 했나. 이순신이란 이름이 있는데, 별명이 장군이다. 장군 이순신이나 이순신 장군이나 차이가 없다. 어쨌든, 1997년에 호랑이 모양의 땅에서 어려운 일이 발생한 상태는 맞은 거 아냐. 앞으로 몇 년 간다.
①, ②, ③ 수법에 당하지 말아야 한다. 지어낸 얘기이다.>
언제까지 격암유록을 써먹나 보자. 인석은 단단히 화가 난 상태였다. 후후 고작 격암유록, 후후 고작 격암유록, 100억 준다고 하면 격암유록보다 더 좋은 사이비 예언서도 얼마든지 만들 수 있는 사람들은 널려 있겠다. 아니다, 10억 준다고 해도 되겠다. 단위는 달러가 아니라 원이다. 그런 사이비 때문에 마부스 같은 악의 세력이 더욱 활개를 치는 것이다. 천계에 있는 생존의 저울이 인류의 멸망 쪽으로 기울어지기에. 하느님이 가장 싫어하는 죄 중 하나가 인간이든 천사든 하느님을 자처하는 것이다. 태고 적에 루시펠이 그러했다. 교만한 마음을 품어 하느님이 되려다 미카엘 대천사에 의해 무저갱으로 쫓겨났다. 루시펠은 루시퍼로 이름이 바뀌었다.
인석은 흥분을 좀 가라앉히고 창문을 열었다. 비가 내리고 있었다. 봉사를 할 때는 약간 흐린 날씨였는데. 하긴, MBC 뉴스에서 장마가 6월 중순에 시작이 된다고는 했었다. 인석은 비오는 날보다 맑은 날이 좋았다. 그래서 장마가 그리 달갑지 않았다.
12
1947년 설립된 CIA의 주요임무는 ① 안전보장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국가안전보장회의에 정책정보 제공, ② 정보담당 각 기관의 조정, ③ 정보의 정리·평가·검토·분배 기능, ④ 국가안전보장회의가 명하는 정보활동 수행, ⑤ 수집 곤란한 특수정보 수집 등이며 그밖에 특수공작을 수행하고 있다. 그런 CIA는 미국 버지니아주 맥린에 위치해 있다.
4성장군 출신 CIA 국장인 마이클 헤이든은 약간 타원형 얼굴에 눈은 좀 들어가 있으며 코는 오뚝하게 잘 생겼다. 키도 알맞게 크며 약간 통통한 편이다. 의견이 다를 경우 누구에게나 주저 없이 반대 입장을 밝히는 사람으로 유명했다.
헤이든은 국장실에서 앉아 있었다. 헤이든은 오사마 빈 라덴의 은신처를 찾는데 주력을 하고 있었다. 또한 자르카위의 죽음에도 이라크 알카에다는 여전히 건재해 있다는 점에 불쾌했다. 자르카위의 뒤를 이은 함자 알 무하지르는 “가까운 시일 내에 가공할 공격으로 복수하겠다”고 선언한 상태였다. 더군다나 무하지르는 이슬람 무장세력 웹사이트에 성명을 올리고 “자르카위를 살해했다고 너무 기뻐하지 말라”고 경고까지 한 상태였다. 부시 대통령은 무하지르의 은신처를 파악하라고 헤이든을 종용하고 있었다. 물론 오사마 빈 라덴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헤이든은 무하지르든지 빈 라덴이든지 반드시 찾아내어 공습으로 지옥으로 보내리라 다짐을 했다.
부국장인 모른 스미스가 국장실로 들어 왔다.
“요즘 건강 상태가 어떠하오?”
스미스는 얼마 전 기흉 때문에 수술을 받은 상태였다. 스미스는 키에 비해 몸무게가 너무 적게 나가는 사람이었다. 기흉은 뚱뚱한 사람보다 마른 사람이 잘 걸리는 병으로 폐에 구멍이 생겨 폐가 오그라드는 병이다. 재발을 잘하는 병으로도 알려져 있다.
“별거 아닌 건데 신경 쓸 필요 없습니다.”
“그렇다면 본론으로 와서, 빈 라덴이 어디 숨어 있을 것 같소?”
“파키스탄이나 아프가니스탄에 있을 겁니다. 그와 그의 주장을 찍은 비디오테이프를 분석해 보면 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 접경지대와 유사하거든요. 이제부터는 본격적으로 빈 라덴을 잡아야 하겠지요.”
“그렇다면 지금까지는 본격적이지 않았다는 말이오?”
“그런 뜻은 아닙니다.”
스미스는 약간 당황을 했다.
“그렇다면 무자히르가 어떤 인물인지 파악은 되었소?”
“아직입니다. 조만간 파악이 될 겁니다.”
스미스의 말에는 힘이 없었다.
“우리 요원들을 더 급파하시오. 그런 악질적인 테러범들은 빨리 죽여 버리는 것이 미국과 세계 평화를 위해서 엄청 이로운 일이오.”
“그런데 말입니다. 유럽에 있는 우리 요원들이 이상한 단체가 세력을 급속도로 넓혀가고 있다는 보고를 해왔습니다. 아칼리브란 단체인데 마치 프리메이슨 같은 비밀결사를 연상시킨다고 합니다. 더군다나 세력 확장은 다단계 회사의 방법을 따르는데 기업연합체와 종교단체 비스무리 하답니다. 그쪽에도 신경을 써야 하지 않을까요?”
“그럴 필요가 없을 것 같소. 그렇게 가봐야 통일교 아니겠소. 오히려 우리 미국에는 잘된 일 아니겠느냐는 말이오.”
헤이슨은 오판을 하고 있었다. 아칼리브의 계획은 빈 라덴의 경우보다도 더 엄청난 파국을 가지고 오리라는 것을 알지 못한 것이다. 일본의 진주만 공격 직전까지 보이던 미국의 안일한 대처가 생각이 나는 순간이었다.
“그럴지도 모르지만 대비는 해야 될 것 같습니다.”
“아니오. 그런데 신경을 쓰기보다 테러와의 전쟁이 더 급선무요. 지금도 빈 라덴 일당들은 호시탐탐 우리 국민들의 안전을 심각하게 하고 있소. 특히나 아칼리브가 커진다고 해도 우리 미국에는 영향을 주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오.”
“그건 아닐 겁니다. 우리 미국에 위협이 되는 세력이 되지 말라는 법은 없다는 생각입니다. 우리 요원들이 헛것을 본 건 아니지 않습니까.”
“아칼리브 얘기는 못들은 것으로 합시다.”
이 말을 들은 스미스는 답답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헤이슨은 말을 이어가지 시작했다.
“북핵 문제는 어떻게 되었소?”
“여전히 핵에 대해 똥고집을 부리며, 대륙간 탄도 미사일을 발사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우리 미국 정부가 아무리 위협을 해도 망나니짓을 하려고 하니 이번 기회에 쓸어버리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듯 합니다.”
스미스는 마지못해 대답했다.
“한국만 없었어도 뒤집어엎어 버릴 수 있는데 북한을 공격하면 자칫 남한과 북한의 전쟁이 또 터질 위험이 있으니 말이오.”
“한국에서는 반미물결이 심하다고 합니다. 한국 정부가 북한을 비호하고 우리 미국에는 거리를 두려고 하고 있습니다.”
“우리 미국이 철수하면 순식간에 공산화될 나라가 어찌 우리 미국을 우습게 안단 말이오. 노무현이가 미치지 않고서야 그럴 리 없소.”
“노무현은 한국 국민들의 지지를 완전히 잃었습니다. 경제도 외교도 제대로 하는 게 없답니다. 그런데도 노무현은 하야할 생각을 안 하지요. 한국 국민은 노무현 탄핵 시도 때 탄핵을 했어야 했는데 절호의 기회를 놓쳐 버린 것이지요. 노무현은 5.31선거 참패에도 고집을 꺾지 않는다고 하더군요. 한국 국민들이 불쌍할 따름입니다.”
“그건 그렇기도 하오. 그런 무능한 대통령은 하야해야 마땅한데 무슨 똥고집인지 그대로 죽치고 앉아 있으니 참으로 한심한 작자라는 생각이 드오. 드골 대통령은 국민들이 뭐라고 하자 즉각 대통령직에서 물러났는데 말이오.”
“그런 일이 있었군요.”
“물론이오.”
스미스는 잠시 생각하다 입을 열었다.
“다시금 말씀드리지만 아칼리브를 조사해 보는 것....”
“되었소!”
헤이든은 스미스의 말을 잘라 버렸다. 하지만 스미스는 아칼리브를 조사하라고 요원들에게 지시를 내리려고 하고 있었다. 헤이든은 말단 경찰에서 CIA 부국장에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로 냄새 하나는 기가 막히게 맡는 사람이었다.
13
가타리나는 집에서 있었다. 가타리나의 집은 로마에 있었다. 3층짜리 집이었다. 150평 규모에 70평인 집과 80평의 정원이 있었다.
가타리나는 여전히 마르세라는 사람 때문에 불편한 마음이었다. 아버지 회사가 부도날 지경에 이르렀을 때 나타나 회사를 구해준 것은 고마웠지만 그런 식의 몰상식한 사람인 줄은 몰랐다. 마르세는 부도나는 기업에 있어서는 완전히 구세주나 다름이 없는 사람이었다. 마르세가 부도를 막아준 회사는 이상하리만큼 부도에서 해방되었다.
가타리나는 거실에 있는 34인치 텔레비전을 켰다. 이탈리아와 미국의 월드컵 경기가 시작되고 있었다. 축구는 별로 좋아하지 않았지만 가타리나는 자국 팀이 하는 경기를 보지 않을 수 없었다. 이탈리아는 초반 선제골을 뽑아내며 순조롭게 연승 행진을 하는가 했다. 전반 22분 상대 오른쪽 진영에서 크로스한 볼을 알베르토 질라르디노가 문전에서 넘어지며 헤딩 슛, 상대 왼쪽 골네트를 가르며 기선을 제압한 것이다. 이처럼 처음에는 잘나가던 이탈리아는 전반 28분부터 꼬이기 시작했다. 이탈리아 미드필더 다니엘레 데 로시가 팔꿈치로 미국 공격수 브라이언 맥브라이드의 얼굴을 가격하는 바람에 레드카드를 받고야 말았다. 미국도 반칙에는 일가견이 있었다. 전반 45분에는 미국의 파블로 마스트로에니가 거친 테클로 퇴장을 당했고 후반 2분에는 미국의 에디 포프는 경고 누적으로 퇴장을 당했다. 경기는 1 대 1로 무승부. 이탈리아 대표팀이 골 2개를 다 넣었다. 리피 감독의 총애를 받는 것으로 유명한 크리스티안 차카르도(팔레르모)가 자책골을 넣은 것이다. 그래서 1대 1이 비긴 게 되었다. 축구경기를 다본 가타리나는 괜히 축구를 시청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자국 팀이라지만 저게 격투기지 무슨 축구냐는 생각이었다.
가타리나는 배가 출출 했는지 냉장고를 열었다. 누가 먹다 남은 샌드위치와 스파게티가 좀 남아 있었다. 가타리나는 샌드위치와 우유로 배를 채웠다.
그러고나서 자기 방으로 들어가 컴퓨터를 켰다. 인터넷에 들어가 CNN 뉴스를 검색했다. 여전히 이라크에서는 차량폭탄테러가 자행되고 있었다. 가타리나는 참으로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코란에 무고한 사람을 죽여도 된다는 글귀는 아무리 찾아봐도 없던데. 테러범들은 코란의 말씀을 왜곡하는 자들이란 생각이 문득 들었다. 가타리나는 가톨릭 신자였으나 지금은 무교였다. 무교로 있는 편이 편했다. 가톨릭의 역사는 사실 피의 역사였다. 수많은 사람들을 마녀로 몰아 화형을 시키거나 이교도를 학살하거나 하던 피의 역사였다. 그러면서 그저 말 한마디로 죄송하다고 하면 다 되었다. 그래도 요한바오로 2세의 장례미사와 요한바오로 2세 다음 교황을 뽑는 콘클라베 때는 바티칸으로 갔었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그 당시 콘클라베가 진행되는 동안 뭔지 모르게 가타리나의 심장이 쾅쾅 울렸었다. 말라키아란 예언자가 예언을 했는데 이번에 선출된 교황은 올리브의 영광이라고 했다고 한다. 가타리나는 궁금했었다. 도대체 뭐 때문에 이번에 선출이 되는 교황이 올리브의 영광인지 말이다. 가타리나는 작년에 있던 그 당시가 떠올랐다. 결국 베네딕도 16란 교황이름에 올리브가 연결이 되었다. 베네딕도 수도회의 상징이 올리브였다는 것이다. 가타리나는 다음 번 교황을 끝으로 더 이상의 교황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은 믿을 수 없었지만 말라키아가 주장한 예언이 워낙 적중률이 높아 기우라고만 할 수 없었다.
‘그래서는 안 되는데’
가타리나가 속으로 말했다.
14
핸드폰이 울렸다. 성림상회에 있던 이인석은 하던 일을 그만 두고 핸드폰을 집어 들었다.
“여보세요.”
이인석이 입을 열었다.
“저 박민철입니다.”
박민철은 전화가 되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만나보고 싶던 사람의 목소리라도 들었으니 말이다.
“목소리를 들어보니 젊으신 분이네요.”
“아 예. 85년 생이거든요.”
“실례지만 나이가....”
“35세입니다.”
“40~50대로 봤는데 젊으시네요.”
“하하 감사합니다.”
“무슨 일이 있나요. 전화까지 다하게.”
“저 유럽으로 배낭여행을 갑니다. 혹시나 마부스에 대한 단서를 찾을 수 있을까 해서요. 이미 삼성멀티캠퍼스는 수료했습니다.”
“모래사장에서 바늘 찾는 것보다 더 어려울 수 있는데 가실려구요?”
“그래도 할 수 없지요. 집에서 마냥 있기보다는 뭐라도 해야지요.”
“할 수 없네요. 말릴 수도 없고. 하긴 뭐든 간절하게 원하면 언젠가는 실현이 되지요. 희망을 가지세요.”
“예 감사합니다.”
박민철은 핸드폰을 닫았다. 인석은 박민철이란 사람은 끈질기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긴 간절하게 원하면 언젠가는 그것이 이루어지기는 한다. 인석은 경험으로 알고 있었다.
고3 당시 인석은 한국의 대통령이 되어서라도 획일교육으로부터 어린이들 청소년들을 해방시키고야 만다는 생각에 있었다. 2년 후 인석은 대통령이 앉는 자리에 앉아 경치를 바라봤다. 아마 대통령이 회의를 하는 방이었다. 대통령 할 만 하구나. 대통령에 그렇게 집착하는 것도 다 이유가 있었다. 청와대는 아니었지만 말이다. 또한 한민족 최초의 노벨상을 타겠다고 다짐을 했다. 이도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대통령이 노벨상 수상자로 당선된 날짜로 하는 청와대의 감사장을 받았으며 노벨상을 수상하시던 날, 김 대통령은 인석이 대통령께 보낸 내용에 있는 내용을 언급했다. 후자는 독자적인 것인지 몰라도 그렇게 되었다. 더군다나, 하이텔 플라자에 올려놓은 것이 획일교육 지지세력에게 조롱을 받자 인석은 훗날 인석이 올린 내용을 발표할 사람이 나타나리라는 생각도 있었다. 이게 2년 뒤 적중했다. 인석이 주장한 내용이 미국의 교육심리학박사(아마 버클리대)에 의해 독창적으로 주장(95%이상일치)이 되어 그는 미국의 잡지에서까지 화제가 된 것을 비롯하여 국제적으로까지 유명하게 되었다. 또한 서태지나 신승훈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을 수 있을까 하고 생각했는데 이는 8년 뒤에 이루어졌다. 신승훈이 피한 상태로 나왔지만 말이다. 노벨문학상을 꿈꿨는데 이는 아직이지만 생금문학상을 수상했다. 그리고 얼마 전 동아일보에 나온 세계적 석학 철학자의 세계 평화를 위해서는 다원주의식으로 흘러야 한다는 식의 주장들이 있었는데 이 비슷한 사상을 인석은 몇 년 전 독창적으로 이룩했으며 출판된 책에 남겼다. 동아일보에 2~3년 만에 남겨지게 된 것이다. 정계 진출을 꿈꿨는데 훗날(1996), 국민회의 입당의사를 타진한 적 있고 어디를 지나다 보니 한나라당 당사 앞에서 정계진출 등용문 교육 식으로 정문 쪽에 현수막이 걸려 있는 것을 보게 되었다. 통일 후의 북의 경제개발을 어떤 식으로 할 지 생각해 책에다 남겼는데 훗날, 김대중 대통령이 인석의 생각과 거의 일치하는 생각을 말해 신문으로 알려졌다.
인석은 박민철이 반드시 마부스를 찾아낼 것이라고 믿었다. 자신의 경험에 의해서도 그러했다.
“아저씨, 상추 얼마에요?”
손님이 가격을 물었다. 50대로 보이는 아주머니였다.
“두 근에 천원인데요.”
인석이 대답했다.
“천원어치 주세요”
인석은 봉지를 들고 밖으로 나가 상추를 담아 드렸다.
“맛있게 드세요.”
아주머니가 떠난 후로도 인석은 가게에서 일하며 YTN뉴스를 시청했다.
15
마부스는 데리고 간 사람들을 주식시장으로 보낸 후 혼자 이바노트를 만났다. 이바노프는 마부스를 처음 보는 순간 보통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간파했다. 특히나 마부스가 다른 사람을 쓰지 않고 직접 나섰음에 놀라웠다.
“이바노프씨, 밖으로 나가서 얘기를 할까요?”
마부스는 혹시나 도청이 될까봐 밖으로 나가자고 했다.
“물론입니다.”
아바노프가 대답했다. 이바노프는 손짓으로 부하들이 따라오는 것을 막았다. 마부스와 이바노프는 사람들이 거의 없는 뜰로 나갔다. 마부스는 주위를 돌아다 보다 입을 열었다.
“저랑 거래할 용의가 있으신지요? 돈은 충분히 드리겠습니다.”
“무슨 거래를 하시려고 그럽니까?”
“핵무기 거래지요.”
마부스는 단도지입적으로 말했고 이바노프는 깜짝 놀랐다. 아무리 자기가 무기 밀매상이라지만 핵무기 거래에는 상당한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핵 거래는 러시아 정보국과 미국 정보국의 눈길을 집중적으로 받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안 들은 걸로 합시다.”
이바노프가 손을 저으며 말했다. 그러나 마부스는 끈질겼다. 한번 목표로 정한 것은 절대로 포기를 하지 않는 사람이었다.
“핵무기 하나당 1억 달러를 드리지요. 2발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핵배낭이 하나 필요한데 5,000만 달러를 드리지요.”
이 말을 들은 이바노프는 도대체 이 사람이 뭐 하는 사람인지 궁금해졌다. 자기 역시 산전수전 다 겪은 사람이지만 마부스의 언행에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핵무기를 뭐에 쓰려고 하는지 물어도 되겠습니까?”
이바노프가 마음을 가다듬고 마부스에게 물었다.
“러시아의 영광을 위해 쓰는 겁니다.”
마부스의 말에 이바노프는 약간 흔들렸다. 돈도 돈이거니와 러시아의 영광을 위해 사용한다는 말에 흔들리지 않을 수 없었다. 마부스는 그런 이바노프를 설득시키려고 노력했다.
“핵무기가 꼭 필요합니다. 핵무기를 가지고 있습니까?”
“물론 가지고는 있지만 거래는 할 수 없습니다.”
“돈이 부족해서 그런 겁니까?”
“그건 아닙니다. 러시아 마피아 보스로서 그건 보장합니다.”
“1억 달러를 더 드리지요.”
마부스는 핵무기에 절대적으로 매달렸다. 자기가 어떻게 되더라도 핵무기 확보는 절대 절명의 욕구였다.
“잠시 생각할 시간을 주시겠습니까?”
“그러지요.”
이바노프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3억 5천만 달러에 핵무기가 세 개라, 밋지는 장사는 아니었다. 그 돈이면 조직을 더욱 더 재건을 할 수 있었다. 어차피 핵무기를 빼돌린 것은 장사를 하기 위해서가 아니었던가.
“1억 달러를 더 주면 응하겠습니다.”
마부스는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의외로 쉽게 일이 성사가 되었다 싶었다. 이젠 핵무기를 유럽으로 가지고 가는 일만 남았다. 어떻게 러시아 정보부의 손을 빠져 나갈까 생각하던 중이었다.
“앞으로도 계속 거래를 합시다.”
마부스가 웃으며 이바노프에게 말했다.
“일주일 후에 뵙기로 하죠.”
이바노프가 대답했다.
“다른 사람을 보내도 되겠습니까?”
“그렇게 하시죠.”
마부스를 돌려보낸 이바노프는 이번이 무기 밀매에 있어 마지막 거래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그래도 그 정도의 돈이라면 얼마든지 거래를 할 수 있다는 생각이 한편에서 들었다. 그리고 보스인 자기와 몇 명밖에 모르는 핵무기가 있는 장소를 떠 올렸다.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숨겨온 핵무기였다. 이바노프는 총 8개의 핵무기를 가지고 있었다. 여전히 러시아의 핵 관리는 부실했던 것이다. 자기보다 더 가진 마피아 두목이 있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