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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에 한 번씩은 한국 드라마와 영화에 출연하고 싶어요.”
액션블록버스터 ‘엑스맨 탄생:울버린’(이하 울버린)으로 할리우드에 진출한 혼혈배우 다니엘 헤니가 한국에 대한 여전한 사랑을 표현했다. 헤니는 ‘울버린’에서 악역 에이전트 제로 역을 맡아 휴 잭맨과 강렬한 액션 대결을 펼쳤다. 이번 작품을 시작으로 할리우드 활동에 주력할 예정인 헤니는 10일 서울 남산 한국의 집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국 활동을 포기할 의사가 없음을 강조했다.
“나는 늘 내가 한국배우라고 생각해요. 한국은 연기를 가장 먼저 시작하고 연기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곳이에요. 사람들은 한국어는 잘 못하고 영어는 잘하는 젠틀한 이미지를 가진 배우라고 생각하죠. 이런 점 때문에 새로운 캐릭터를 맡는 게 어렵지만 한국팬들이 나를 지겨워할 때까지 한국에 있을 생각이에요.”
헤니는 할리우드 영화에 출연한 소감에 대해 “고향에 돌아간 느낌”이라며 “새로운 환경이라 어려울 것으로 생각했지만 휴 잭맨과 스태프의 도움으로 촬영을 무사히 마쳤다”고 말했다.
“갑자기 캐스팅됐기 때문에 촬영을 시작하기 전에는 매우 긴장했어요. 하지만 프로듀서와 감독님, 휴 잭맨을 만나고 난 후 긴장감이 일순간에 사라졌어요. 휴 잭맨은 정말 대단한 배우이고 스타였어요. 연기뿐 아니라 그의 생활 방식에서 많은 걸 배울 수 있었어요. 촬영장 분위기를 항상 화기애애하게 만들어요. 매우 한번씩 스태프들에게 복권을 사주는 독특한 방식으로 사람들을 기분 좋게 해주었어요.”
아시아계 배우들은 할리우드 영화에서 큰 배역을 맡지 못하고 있다. 큰 영화에 작은 역할, 작은 영화에 비중이 큰 역할로 주로 출연한다. 헤니가 ‘울버린’에서 연기한 에이전트 제로의 극 비중도 크지 않다. 그러나 헤니는 “조연이고 비중이 작아 편하게 촬영했다”며 “즐기듯이 촬영했다”고 말했다. 할리우드에서 아시아계 배우들의 미래를 묻는 질문에 긍정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사실 아시아계 배우가 할리우드에서 선택의 폭이 넓은 편은 아니에요. 그러나 앞으로 활약이 점점 더 많아질 거라고 봐요. 인도를 배경으로 한 ‘슬럼독 밀리어네어’가 아카데미상을 휩쓸었고 오바마 대통령이 당선된 걸 계기로 흥미로운 변화가 일어나고 있어요. 아시아계 배우들도 곧 큰 비중의 역을 맡을 수 있을 거예요.”
다니엘 헤니의 할리우드 진출작 ‘울버린’은 오는 30일 개봉될 예정이다.
<최재욱기자·사진영화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