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재문학관/성재우화

[성재우화] 농부와 가재

아전가드 2015. 6. 29. 19:22

밭으로부터 얼마 떨어지지 않은 개울에 가재가 살았습니다. 근데 농부가 물을 푸기 위해 사용하는 통에 들어가게 된 후 나오지 못했습니다. 농부는 개울에 풀어주지 않고 집으로 가지고 와서 키웠습니다. 3개월이 지나도 가재는 아무 것도 먹지 못했습니다. 그래도 생명력이 얼마나 좋은지 죽지 않았습니다. 지하수로 물을 갈아주고 수돗물은 받아 놨다 주고. 농부의 아내는 가재 먹이를 사와 가재에게 줬습니다. 마음이 바뀐 가재는 열심히 먹었습니다. 그래야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지요. 농부는 가재가 딱한 듯 해 ‘한 마리 더 있으면 좋을 텐데’라고 생각했습니다. 수컷이라면 암컷이, 암컷이라면 수컷이. 그것을 본 아들이 아버지 몰래 가재를 데려다 개울에 놓아줬습니다. 근데 일어나다 발을 헛디뎌 넘어져 의식을 잃었습니다. 독거미가 목으로 떨어졌습니다. 가재가 집게발로 독거미의 다리를 공격했습니다. 독거미는 할 수 없이 도망을 갔습니다. 가재는 유유히 사라졌습니다. 아들은 의식을 회복했습니다. 의식을 잃었을 때 ‘사람은 자연보호, 자연은 사람보호’란 말을 들었다고 합니다. 뭐든 하느님이 만드신 대로 두는 것이 가장 좋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