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세계적으로 유명해지면 중국은 손흥민이나 김연아의 경우처럼 나에 대해서도 조선족이라고 주장할까. 세종대왕도 윤동주 시인도 조선족이라고 우기던데 말이다. 중국의 소수민족이란 조선족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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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말이다. 윤동주 시인이 중국어로 시를 남겼을까. 아니면 일본어로 시를 남겼을까. 영어로 남겼을까. 윤동주 시인도 한글로 작품을 남겼다. 나 역시 마찬가지이고 말이다. 거의 한글로 작품을 남겼다. 영어로 남긴 시는 하나인가 있다. 나도 엄연히 세종대왕이 창제하신 한글로 작품을 남긴 사람이다. 아직 등단은 하지 못했지만 말이다. 실력이 저조해서일까. 하여간에 뭐 그렇다. 윤동주 시인은 한국(한민족(韓民族)) 시인이다. 조선족 시인이 아니란 거다. 조선족이 한민족에 포함된다고 할 수 있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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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천준비(歸天準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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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성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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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말해주지 않더라도
벌레들은 기를 쓰며 빛이 있는 데로 달려간다.
날개가 있는 벌레도 날개가 없는 벌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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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창은 두꺼운 커튼으로 가려져 있어
고개를 돌려 밖을 쳐다볼 생각을 못했구나.
벌레만도 못한 인생을 살았구나.
그래서 나의 호주머니 속에는
저 세상으로 가져가지 못할 것들만 넘쳐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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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때가 되어 이삿짐을 꾸려야 하는데.
가져 갈 것들과 가져가지 못할 것들을 나눠
가져가지 못할 것들을 치우기 쉽게 차곡차곡
벌레만도 못한 인생 위에 뿌려야 하는데.
그리하여 무거웠던 짐을 보는 걸 완전히 덜고
힘겨움을 헤집고 그나마 살아남은 힘을 다해
가져갈 것들만 메고 저 길로 떠나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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