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재글모음/사회·교육

하느님도 학벌주의 좋아하지 않으신다

아전가드 2007. 2. 9. 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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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령께서 성부와 성자를 질투하셨던 것일까. 이는 아니지만 구약은 성부, 신약은 성자, 이번 천년기는 성령께서 특별히 사랑을 받으시는 시기가 되지 않을까. 미사 중의 독서 시간에 다음과 같은 말씀을 들은 적이 있다.

은총의 선물은 여러 가지이지만 그것을 주시는 분은 같은 성령이십니다. 주님을 섬기는 직책은 여러 가지이지만 우리가 섬기는 분은 같은 주님이십니다. 일의 결과는 여러 가지이지만 모든 사람 안에서 모든 일을 이루어 주시는 분은 같은 하느님이십니다. 성령께서는 각 사람에게 각각 다른 은총의 선물을 주셨는데 그것은 공동이익을 위한 것입니다. 어떤 사람은 성령에게서 지혜의 말씀을 받았고 어떤 사람은 같은 성령에게서 지식의 말씀을 받았으며 어떤 사람은 같은 성령에게서 믿음을 받았고 어떤 사람은 같은 성령에게서 병 고치는 능력을 선물로 받았습니다. 어떤 사람은 기적을 행하는 능력을, 어떤 사람은 하느님의 말씀을 받아서 전하는 직책을, 어떤 사람은 어느 것이 성령의 활동인지를 가려내는 힘을, 어떤 사람은 여러 가지 이상한 언어를 말하는 능력을, 어떤 사람은 그 이상한 언어를 해석하는 힘을 받았습니다. 이 모든 것은 같은 성령께서 하시는 일입니다. 성령께서는 이렇게 당신이 원하시는 대로 각 사람에게 각각 다른 은총의 선물을 나누어 주십니다. -고린도1 12-4~11.

이 말씀을 생각하면 배승록 신부님, 오남한 신부님, 이의철 신부님, 허숭현 신부님, 이희영, 이시애, 변갑선 신부님 등 여러 사람들이 생각난다. 성경의 말씀은 대사동성당에서도 현실로 나타났다. 하느님은 멀리 계신 분이 아니라 전에도 지금도 내일도 여전히 우리와 함께 하시고 계셨다.

배승록(프란치스코 사베리오) 신부님은 강론을 하실 때 지적(지식 강의식)으로 하셨다. 머지않아 배승록 신부님은 프랑스로 유학을 가셨다. 훗날 또 나는, 오남한 (루까) 신부님 역시 지적으로 강론을 하신다는 생각을 했다. 머지않아 오남한 신부님은 이탈리아로 유학을 가셨다.
그렇다면 성당동기였던 희영(요안나)이는 그 여러 수도회 중, 왜 바오로딸로 갔을까. 희영이가 대사동성당 교사실에서 있을 때 희영이가 손에 들은 아주 조그만 책을 봤다. ‘고리키 단편선’이었다. 아니 웬 고리키 단편선. 고리키는 20세기를 대표하는 러시아의 작가로 레닌에게도 극찬과 비판을 받던 인물이었다. 희영이는 책을 좋아했던 것이다. 더군다나 희영이는 음대 석사로 첼로를 하던 상태였다. 결국 성령께서 보시기에도 희영이는 ‘바오로딸’ 수도회가 딱이었다. 음악(테이프, 음반 등)과 미디어(서적, 영상매체 등)로 활동을 하는 수도회가 바로 바오로딸이다. 바오로딸은 서점으로 하느님을 알리기도 한다. 대전에서는 가톨릭문화회관 건물 1층에 바오로딸(서점)이 있다. 그러면, 이시애 마리아는 뭐였을까. 시애는 동정성모회(대전성모초등학교, 대전성모여자고등학교와 같은 구내)를 가려고 했다. 시애는 청소년들과도 잘 어울렸다. 어린이들도 좋아했다. 그녀는 훗날, 청년회 회장을 했다. 2001년의 일이었다.
2002년 8월 4일, 대사동성당에서 저녁 7시 미사를 드리는데 이의철 신부님이 성가대를 하지 않으니 앞자리에 청년들이 많아 기분이 좋다고 말씀하셨다. 이의철(가밀로) 신부님은 음악 쪽보다 가르치는 쪽이었던 것이다. 피아트 성가대는 방학중이었다. 세실리아 성녀 쪽보다는 바오로 성인 쪽에 가까운 이의철 신부님을 성령께서 배 신부님, 오 신부님의 경우처럼 유학을 보내거나 가르치는 것이 필요한 곳으로 보내시려고 준비중인지도 모르겠다. 성령께서는 때가 되었다고 생각하시면 바오로 성인, 아우구스티누스 성인의 경우 때처럼 의도적으로 주변상황을 이끄심에 합당하게 형성시키는 달란트도 지니고 계신다. 교적이 옮겨진 후로 대사동성당에 별로 가지 못했는데, 성령께서 이의철 신부님의 스타일도 보여주시려고 8월 4일에는 힘 좀 쓰셨던 것일까(“이왕이면 이의철 신부도 보렴”). 어쩐지 대사동성당이 나를 부르는 것 같더라니. 이의철 신부님을 관찰하는 게 이유가 아니었지만 말이다.

2002년 8월 8일, 평화방송(33번 채널)에서 아빌라의 성녀 데레사에 대해 방영했다. 2002년 8월 9일, 대사동성당 홈페이지(http://myhome.hananet.net/~ukisuki)의 ‘성인자료 찾기’에서 아빌라의 성녀 데레사를 찾았다. 다음과 같은 내용이 앞부분에 있었다.

데레사는 혼란과 개혁의 시기인 16세기에 살았는데 그 시대는 정치적, 사회적, 종교적으로 변동과 탐험의 시대였다. 그녀의 일생은 프로테스탄트 개혁의 절정에서 시작하여 트렌트공의회 직후에 끝났다. 하느님께서는 데레사에게 은총을 주시어 그녀가 그 은총 안에서, 은총을 통하여 거룩하게 되고 교회와 세상에 그 흔적을 남기도록 하셨는데, 그 은총은 세 가지이다. 즉 그녀가 여자라는 것과 관상적이라는 것, 그리고 활동적인 개혁자라는 것이다. 데레사는 여자임에도 그 시대의 남자들 세계에서까지 자신의 두발로 버티고 섰다. 그녀는 아버지의 강력한 반대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마침내 갈멜 수녀원에 들어감으로써 ‘그녀 자신의 여자’가 된 것이다.

성령께서는 저마다에게 맞는 달란트를 주셨으며 지금도 달란트에 맞게 부르시고 계신다. 자신의 길은 성소이며 하느님의 부르심이다. 이미 불린 사람도 있고 불림을 받을 사람도 있다. 수천 년 동안 변한 게 없다. 배 신부님, 오 신부님의 경우는 좀더 식견을 넓히라고 유학으로 희영이의 경우는 책과 음악을 사랑하니 바오로딸로 허 신부님은 노래를 잘 부르고 편안하고 과거를 잘 기억하지 못하므로 성가대와 고해소로. 변갑선(치릴로) 신부님의 경우는 성당을 짓는 곳으로 주로 다니셨는데, 그런 달란트는 통일이 되면 더 바빠질 수준이다. 성령께서는 이와 같이, 말만 하시는 분이 아니라 어제도 현재도 내일도 말씀을 실천하시는 분이시다. 그러고 보니 복제인간을 꿈꾸는 사람들은 하느님께 정면으로 대드는 수준이라는 생각이 든다. (묵상 잠시는 자유이다).

당신께서는 루시퍼(사탄)의 교만을 염두에 두셨는지 삼위일체의 신비를 적용하시고 싶으셨는지 달란트를 몰아주시지 않고 그처럼 사람들 저마다에게 골고루 나누어주시어 서로를 의지하게 하셨나이다. 무한대로 높으신 분, 영원무궁토록 찬미와 영광을 받으소서. 하느님의 은총이 모든 사람들에게 기쁨이 되기를 바랍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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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은 다양성을 중시하시는 분이라 한국의 기존 입시제도에 고운 시선을 주실 리 없다. 오로지 성적으로 한 줄로 세우는 한국의 현실. 앞으로는 획일적 성적에 의한 평가가 아니라 다양성에 의한 평가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따라서 적성검사는 대단히 중요하다. 자신의 재능에 맞는 분야를 알아 책 100권 1000권, 그 이상도 읽는다면 뭐가 두려울까.

학벌주의자들, 결코 승리하지 못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