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재문학관/에세이

꽃동네에서 만난 젊은 엉아

아전가드 2007. 5. 24. 02:37

1999년 5월 2일 일요일 오전, 꽃동네로 봉사를 하러 갔다. 형근이 영란이를 비롯하여 내가 다니는 성당 청년들이 35명 정도 갔는데, 나도 일행 중 하나였다.
내가 꽃동네에서 봉사를 할 때, ‘OIL BANK’가 뒤에 쓰여 있는 빨간 잠바를 입고 있던 분이 밖으로 나가고 싶다고 했다. 형근이와 나는 그분이 누워있는 병원 침대를 전망 볼 수 있는 곳으로 옮겼다. 그분은 뭐를 접고 있었다. 궁금하다는 듯, 형근이가 그분에게 뭐를 접고 있으신 지를 물었다. 그분은 백조를 접고 있다고 대답했다. 내가 그분에게 “왜 백조를 접고 계시는 지요?”라고 물었다. 그분은 “사무실에 있던 새를 못 보셨나요?”라고 나에게 물었다. 나는 “아! 그거요”라고 대답했다. 나는 그분이 말한 새를 본 적은 없었지만, “아! 그거요”라고 대답해 드렸다. 하느님도 봐주실 것이다.
“한 번 접어 보실래요?” 그분이 나에게 물었다.
“저 못 접는데요.” 내가 그분에게 대답했다.
“제가 가르쳐 드릴게요.”
나는 그분이 접는 것을 유심히 쳐다봤다. 그분은 접는 것을 마친 후로, 나에게 종이를 줬다. 나는 그분이 한대로 접에서 그분에게 드렸다. 그분은 다리가 없으신 지 이불로 가려 있었다. 나는 노인요양원에서 있었는데, 그분은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 정도로 보였다.
그분은 건물 안에서 있기 답답했을 것이다. 그래서, 밖을 볼 수 있는 곳으로 데려다 달라고 했을 것이다. 그분은 외로운 모습이었다.
그분은 손을 사용할 수는 있으므로, 그분의 스타일에 의거해, 여러 기기의 조립과 소설, 시를 하면 좋을 것 같았다. 지속적인 관찰은 아니므로 ‘같았다’로 표현했다.
나는 꽃동네에서 있을 때, ‘전 인류의 천재화’에 대해 회의를 느꼈다. 그러나, 그분을 본 후로는 모든 사람에게는 역시 재능이 있다는 사실을 또 다시 인식하게 되었다. 이전 생각으로 돌아갔다.
-여기에서의 ‘전 인류의 천재화’란, 전 세계의 모든 사람들을 에디슨이나 아인슈타인처럼 만든다는 게 아니라, 누구에게나 하느님으로부터 받은 재능이 있으므로 원하는 사람은 누구나 재능을 살릴 수 있도록 서로 도와준다는 것이다.
천사의 집에서 있을 때, 노인 두 분이 제각기 다른 스타일을 보이고 있었다. 이분들을 유심히 쳐다보고 생각하니, 한 분은 의사에, 또 한 분은 기업의 중견 간부나 비디오 테이프 상점 정도 하면 무난할 수준을 보이고 있었다.
나는 빨간 잠바를 입고 있던 분까지 해서, 현재는 다시, 모든 사람에게는 재능이 있으므로 재능을 살려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나는 15시 경에 대전으로 오기 위해 노인요양원을 나섰는데, 빨간 잠바를 입고 있던 분에게 작별 인사를 하지 못한 게 지금도 마음에 걸린다. 마음이 아프다. 꽃동네를 다시 가게 되는 기회가 생긴다면 그분에게 시집을 선물하고 싶다. 김인호님의 ‘돛대도 아니 달고’란 책도 선물하고 싶다.
형우(1979년 생)는 중환자실에서 있었다는데, 환자의 소변도 대변도 치웠다고 한다. 형우는 1999년 5월 2일 15시 9분 00~29초 경에 “내가 얼마나 소중한 지를 느꼈어”라고 말했다.
어떤 어려움에 처하더라도 희망을 잃어서는 안 된다. 자살하려는 사람들도 이제는, 자살하려는 마음을 버렸으면 좋겠다. 세상 잠깐이다. 자살할 용기가 있으면, 자살할 용기로 세상을 꿋꿋하게 살아가는 게 현명하다.